부처님 지혜를 얻으리라

 

보시 지계 인욕 선정 반야바라밀을 

부지런히 행하는 것이 정진바라밀

<법화경> 방편품에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붓다의 경지가 참으로 뛰어나며, 그러니 성문과 연각에 머물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사리불 존자가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이유를 여쭙습니다. 그런데 부처님은 똑 부러지는 대답을 하지 않으십니다. 부처님과 사리불의 대화 장면을 보면 요즘 말로 ‘밀당’을 하고 계시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쩌면 부처님은 매우 심오한 이치를 말하려고 하는데 대중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사리불 존자는 빨리 말씀해달라고 조릅니다. 이렇게 세 차례나 권하고 사양하기를 반복하다가 부처님께서 마음속 깊이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설하시겠노라고 선언하십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그 법회에 있던 대중들 가운데 5000명이나 일어서서 떠나갑니다. 자신들은 공부할 만큼 했고, 수행을 쌓을 만큼 쌓았기 때문에 더 이상 무엇인가를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게 틀림없습니다. 힘들게 수행해서 오늘에 이르렀건만 부처님은 뭔가 본격적인 것을 말씀하실 것 같으니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한 안타까운 중생들입니다. 이들이 떠나가자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

“교만 중에도 가장 심한 교만(증상만)을 가진 자들이 떠나가고 참된 사람만 남았구나. 가지와 잎사귀는 사라졌다. 이제야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뜻을 설할 수 있겠다.”

불교에서는 발심이란 말을 많이 합니다. 마음을 일으킨다는 뜻인데, 아무 것도 모르는 중생이 절에 다녀야겠다고 마음을 내는 것 정도가 아닙니다. 발심의 본래 뜻은 발보리심입니다. 보리심을 일으킨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때의 보리심이란 위없이 바르고 완전한 깨달음인 아뇩다라삼약삼보리를 얻으려는 마음입니다. 아뇩다라삼약삼보리는 부처님 지혜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니 발심이란, 그동안 치열하게 수행해오던 사람이 ‘부처의 지혜를 얻겠다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대지도론> 제30권에서는 보살이 사람들에게 아뇩다라삼약삼보리심을 일으키도록 정진할 것을 권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냥 ‘아뇩다라삼약삼보리심을 일으키시오’라고 말하면 아무도 나서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대지도론>에서는 다시 아뇩다라삼약삼보리를 얻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를 다음과 같이 일러주라고 합니다. 

즉, “아뇩다라삼약삼보리는 세상 그 어떤 이치보다도 가장 뛰어납니다. 그리고 가장 존귀합니다. 모든 이들을 이롭게 하며 누구라도 모든 법의 참다운 이치를 얻게 합니다. 또한 사람을 속이지 않는 법(不法)입니다. 대자대비한 법입니다. 모든 것을 환히 아는 지혜요, 이 지혜를 얻으면 아주 훌륭한 몸매를 갖추게 될 것인데 그 몸의 아름다움이란 따라올 자가 없을 것이요, 미묘하여서 30가지 위대한 인물이 갖추는 신체적 특징과 80가지 세세한 특징을 모두 갖출 것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한없는 지혜의 광명을 얻을 것이요, 한없는 계와 선정과 지혜와 해탈과 해탈지견을 두루 갖추게 됩니다. 아뇩다라삼약삼보리를 얻으면 숙명통과 천안통과 누진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네 가지 걸림 없는 지혜(4무애지)를 얻는 등 모든 법에 있어서 걸림이 없이 해탈하게 됩니다. 이런 법을 얻으면 모든 중생 중에서도 가장 높고 존귀한 자가 될 것이요, 온 세상의 공양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살은 또 이렇게 사람들에게 권합니다.

“어떤 사람이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기만 해도 한없는 복덕을 얻을 것인데 하물며 정진하여 보시하고, 계를 지키고, 불보살님을 공양하고, 받들어 모시고 예배한다면 그 복덕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위없는 깨달음을 얻겠노라 마음을 일으켜서 부지런히 정진하십시오. 틀림없이 이 모든 것을 어렵지 않게 얻을 것입니다.”

보살은 이렇게 중생에게 발심정진하기를 권하니, 보시와 지계와 인욕과 선정과 반야바라밀을 부지런히 행하는 것이 정진바라밀입니다.

[불교신문3276호/2016년2월25일자] 

이미령 전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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