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최초 동국대 불교대학 수석졸업 '자재스님'

자재스님

외국인 최초로 조계종립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을 수석 졸업한 스님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네팔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출가한 자재스님(네팔명: 크리슈나 쿠마르 싱). 스님은 오늘(2월16일) 열린 2017년 봄 학위수여식에서 불교대학 수석졸업자로 표창을 받았다. “전문용어와 한자가 많아 공부에 애를 먹었지만 책임감 있게 과제를 수행하고 책을 많이 읽었다”며 수석의 비결을 전했다.

네팔은 부처님의 고향이지만(룸비니) 정작 전체 인구의 80%가 힌두교를 믿는다. 스님의 집안도 힌두교 신자인데 우연히 부처님의 생애를 다룬 책을 읽고 불교에 호기심이 생겼다. 마침 자신이 인도에서 요가를 지도하던 한국 불자들과의 인연으로 2011년 광주 문빈정사 주지 법선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스님은 이제 완전히 한국인이다. “한국 음식도 전혀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게 됐다”며 “경전과 참선 등 한국불교를 친절하게 가르쳐준 도반 스님들 덕분에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는 3월 구족계를 받고 종단의 정식 스님이 되는 자재스님은 서울대 인류학과 석사과정을 밟으며 공부를 계속한다. 스님은 “일반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공통의 관심사인 인류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며 “비종교인도 인정하는 스님이 될 수 있도록 불교적 안목과 소양을 쌓아가겠다”고 역설했다. 박사과정은 “옥스퍼드대나 하버드대에서 하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한편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는 지난 16일 본관 중강당에서 2017년 봄 학위수여식을 개최했다. 이번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 2005명, 석사 530명, 박사 102명 등 총 2637명이 학위를 취득했다. 총장 보광스님은 축사에서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는 가르침을 굳게 믿고, 목표를 향해 우직하게 나아가기 바란다”며 “여러분이 갈고 닦은 전공분야의 지식은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와 함께 간화선을 통한 한국불교의 대중화 및 세계화에 기여한 공로로 안국선원장 수불스님에게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서정호 앰배서더호텔그룹 회장은 명예경영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7일엔 경주캠퍼스에서 졸업식이 진행된다.

동국대 학위수여식에서 총장 보광스님(가운데)이 주요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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