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佛母)들 작품 제작과정 볼 수 있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 특별 섹션인 ‘붓다아트페스티벌’은 올해 하나의 주제에 맞춰 청년작가들이 공동작품을 선보일 뿐 아니라, 중견작가 4인의 작업공간을 불교박람회 전시장 안으로 옮겨온다. 이는 요리과정을 직접 보면서 먹을 수 있는 ‘오픈키친’이 있는 식당과 흡사하다. 또한 손으로 다듬거나 그리는 과정을 통해 형체를 만들어가는 작가들의 열정은 보는 이의 숨을 잠시 멈추게 한다. 마치 하나의 화두를 붙잡고 정진하는 수행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서칠교 작가는 전통적인 불교미술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불교조각가다. 이미 붓다아트페스티벌 대표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작년 불교박람회에서는 관람객들이 약사여래부처님의 손을 직접 잡아 볼 수 있는 열린 전시를 통해 관람객과의 ‘거리 좁히기’라는 호평을 받았다.

서 작가의 거리 좁히기는 단순한 작품 감상에서 관람객의 오감을 자극하는 올해의 ‘장인의 공방’ 모태가 되었다. 이번 박람회기간 관람객들에게 만드는 과정을 선보일 작품은 누구에게나 친근감을 주는 ‘포대화상’이다. 서 작가는 “기존 포대화상의 일반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해 발랄하고 다양한 동작을 표현하겠다”고 밝혔다. 주변의 상호작용에서도 작가는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만큼 관람객들의 표정과 몸짓에서도 새로운 포대화상이 만들어 질 것이다. 

흙으로 빚은 투박한 듯 따뜻한 질감의 작품을 선보이는 신구경 작가. 작년 10월 중국 샤먼국제불사용품전람회에 한국관 일원으로 참여했다. 이곳에서 연작 ‘관음보살 108시리즈’를 만드는 과정의 일부 작품만을 전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현지에서 108시리즈 전체가 선 판매 되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히트작 ‘관음보살’을 입체에 가까운 고부조로 선보인다. 이로 인해 관음보살의 표정과 몸짓은 더욱 도드라진다. 말리고 굽는 과정을 마치면 식염류를 발라 음영을 더욱 강조하기도 하고, 유약을 발라 색감을 입히기도 한다. 이미 완성된 관음보살은 전시되며, 불교박람회장 내에서도 이 작업을 이어간다. 관람객들은 완성된 연작과 만들어지고 있는 연작의 작품을 동시에 만나보게 된다. 

예상희 작가는 불교미술을 전공했으며 깊은 색감과 오래 보존이 가능한 고려불화의 채색기법인 배채기법을 선보인다. 고려불화 배채기법은 천연염색한 비단을 사용한다. 먹으로 그린 밑그림은 비단이 반투명해서 뒷면에서도 잘 보인다. 채색을 할 때 뒷면을 먼저 한다. 뒷면 채색으로 인해 전체적인 색감의 깊이가 더 해지며, 앞면 훼손 시에도 뒷면의 채색이 남아 있으므로 보존 뿐 아니라 복원에도 유리하다. 

예 작가는 이 과정을 3~4단계로 전시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엷은 농도부터 시작해 진한 채색으로 올리는 과정은 채색만 10번 이상 요구되는 작업으로 이번 붓다페스티벌에서 시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현장 시현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된 조선시대 약사 삼존도를 재현한다. 감색으로 천연 염색된 비단에 금니로 표한다. 이 또한 전통채색화로 그리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외에도 네 부처님의 설법 장면을 한 장에 그린 그림도 전시될 예정이다.

이에 반해 경덕사 최용대 대표는 기존의 불상에 금칠을 하는 개금불사를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술로 화려하고 입체적인 금칠보공예를 선보일 계획이다. 10여 년 독학으로 불상에 금칠을 하는 개금을 발전시켜 현재에 이르렀다. ‘금칠보공예’라 부르지만 혼자만의 방식이라 아직 명확한 이름조차 정의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 대표는 이미 불상개금방법과 평면개금방법으로 특허를 출원해 그 독창적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시연에서는 연꽃그림이 그려진 평면의 나무판 위에 채색을 통해 양각으로 올라오는 금칠보를 볼 수 있다. 또한 입체인 불상에 직접 금칠보하는 모습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인다. 4인의 작가 모두는 박람회 현장에서 하루 4시간이상 작품을 만드는 모습을 관람객들에게 보여 줄 예정이다.

김백설 作 까르마.

[불교신문3274호/2017년2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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