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운 길’ 가기 위해 

이야기도 함께 나누고 

법식갖춰 예불도 올려

Q 할아버지, 법당이 뭐하는 데에요?

참 쉽고도 어려운 물음이구나. 법당은 간단히 말해서 부처님 법을 나누는 데란다. 불상, 부처님 상을 모시고 있어서 ‘불전’이라고도 해. 이곳에서는 법문을 하는데 법문이란 진리, 참다움이 뭔지를 묻고 답한다는 말에요. 그밖에 온갖 법식을 하는 곳이란다. 이렇게 말하면 잘 알려준 것 같지만 아니다.

왜냐하면 법이 무엇이냐고 말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야. 부처님이 말씀하는 법은 인연 따라 옮아 흐르는 결을 가리키는 말인데, 사람들은 흔히 한자말로 무상이라고 해요. ‘무엇이든 인연 따라 바뀌지 않는 것은 없다’는 말이야. 

지난번에 복 짓는 얘기를 하면서 짝짓기를 하지 않으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말을 했지? 누리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엄마와 아빠가 짝짓기를 해서 태어났어. 그렇지? 그리고 밥을 먹지 않았으면 네 나이 먹도록 살 수 없었을 것이야. 누리가 여기 앉아서 할아버지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데는, 네가 알던 모르던 엄마와 아빠 그리고 농부 힘이 깃들어 있다는 말이야. 

저번에 부처님 깨달음 얘기를 나눴던 생각이 나니? ‘사람을 비롯한 누리에 있는 모든 이들은 서로 기대지 않고는 잠시도 살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지?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판사든 또는 기업가나 노동자 모두 어머니 몸에서 나와서 농부가 지은 밥을 먹고 산다는 점에서 다를 바 없지? 또한 대통령이든 판사든 기업가든 노동자든 선생님이든지 누구라도 먹지 않고 사는 사람이 없으니 농부 신세를 지지 않는 사람이 없어요. 그렇듯이 다툼이 일어났을 때 판사 신세를 질 수밖에 없고, 공부하는 학생은 선생님 신세를 지는 것처럼 사람들은 서로 기대지 않고는 잠깐도 살아갈 수 없어요. 이렇게 이 사람 힘이 저 사람에게 미치고 저 사람 힘이 또 다른 사람에게 옮아 흐른다고 할 수 있지. 그리고 누리가 느끼지 못하지만 하루하루 자라고 있잖아. 할애비는 하루하루 늙어가고 있고. 바로 시간 흐름이나 인연 따라 바뀌어 옮아 흐르지 않는 것은 없다는 것이 불교가 얘기하는 진리, 참다움이란다. 그러니 법은 참다움 또는 참다운 길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요. 

법당을 법회 하는 곳이라고도 해. 법회는 참다움을 나누는 모임이란 말이야. 아까 얘기한 법문은 법 곧 참다움이 무엇인지 주고받는 것을 일컫는 말이란다. 법당은 참다움을 나누는 곳이나 참다운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법당에서는 법식을 한다고도 했잖아? 법식은 부처님께 예불을 올리거나 부처님오신날처럼 뜻 깊은 날을 기리는 참다운 의식을 가리킨단다. 

[불교신문3274호/2017년2월18일자] 

변택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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