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행복하세요?" "일하는 것이 재미있으세요?" 술자리가 무르익어갈 때쯤 내가 물었다. "넌 뭐~, 직장을 재미로 다니는 줄 알아? 다들 그냥 그냥 살려고 다니는 거지!"

돌아온 답변은 나의 마음을 답답하게 했다. 다들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질주한다. 그러나 결국 도달한 목적지는 행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럼 행복한 삶은 어떤 삶일까?' '행복하지 않은 목적지에 사람들은 왜 가고 있는 것일까?' 그런 물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리고 가슴 속에 조금씩 쌓여간 화두가 나를 인도로 안내했다. 부처님의 고향이자 진리의 땅 '인도.' 2003년 겨울, 나는 참다운 행복을 찾아 인도로 떠났다. 법륜스님이 이끄는 정토회에 참여해 꽤 오랫동안 수행을 해온 나는 인도에서 새로운 수행에 나섰다. 선재수련에 1달 동안 참가했다. 본격적으로 부처님의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새벽에 일어나 예불을 하고, 낮에는 둥게스와리 주민들과 도로보수작업을 하고, 저녁엔 전깃불이 들어오지 않는 방에 촛불을 켜고 부처님의 생애를 공부하며 인간 붓다를 만나게 되었다. 기도하며 마음을 살피고, 땀 흘려 일하고, 진리를 공부하면서 이렇게 살아도 행복하겠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그 후 다시 인도로 돌아가 1년간 수자타 아카데미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대승보살도가 나의 갈 길이구나, 이때부터 직감했던 것 같다.

보살은 오직 세상을 위해 사는 사람이다. 삶이 좀 더 힘겨운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아프리카 케냐로 떠났다. 식수가 없어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우물을 파주고 학교도 세워주는 일을 하고 있다. 누군가는 봉사를 한다고 선행을 한다고 희생을 한다고 추켜세울지 모르겠다. 그러나 자비가 의무가 아니라 진정한 기쁨이라는 것을 체험한다면 자신들의 생각이 머쓱해질 것이다. 내가 진심으로 좋아서 하는 일이다. 나는 여기서 정말 행복하다.

지금은 불교계 국제구호협력단체 더프라미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얀마, 동티모르, 네팔, 말라위 등 지구촌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발 벗고 뛸 계획이다. 2600여 년 전 부처님은 세상을 곳곳을 다니면서 고통 받는 이들에게 가르침과 따스함을 주셨다. 그 찬란한 발품을 나 역시 본받고 싶다.

강성원 더프라미스 국제사업국 팀장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