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무사안녕과 평안 기원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10일 부안군 능가산 내소사(주지 진성스님)와 석포리 입암마을 일원에서 사찰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내소사 석포리 당산제’가 열렸다.

이날 당산제는 영하의 강추위와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내소사 주지 진성스님을 비롯한 사찰 스님들과 마을주민 등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내소사 일주문을 출발해 경내로 들어선 농악대 행렬은 할머니 당산(들당산) 주위를 돌며 옷을 입히는 용줄감기를 시작했다. 그 무렵 당산나무 앞에는 사찰측이 정성스럽게 마련한 떡, 과일, 나물 등의 재물이 차려졌다. 잠시 후 스님들의 독송과 범패의식으로 당산제의 막이 올랐다. 이를 지켜보던 마을주민과 관광객들은 저마다 한해의 무사안녕과 평안을 기원했다.

일주문 앞 입암마을 입구에 위치한 할아버지 당산(날당산)앞에서도 집례위의 주관으로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전통 유교식 제례가 올려졌다.

내소사 석포리 당산제는 불교 신앙과 민간신앙의 결합에 의한 복합 신앙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내소사 경내 들당산(수령 1000년, 할머니 당산)은 불교의식으로 진행하며 일주문 앞 날당산(수령 700년, 할아버지 당산)에서는 마을 주민이 민간 제례의식으로 매년 음력 1월 14일 진행하고 있다.

특히 1980년대 후반까지 사찰측이 주도해왔으나 사실상 맥이 끊기면서 마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당산제를 지내왔다. 이후 사찰측의 노력 끝에 2009년부터 사찰이 함께 참여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문헌상 당산제의 정확한 시작 연대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이 두 나무의 수령을 미루어 짐작할 때 고려시대나 조선시대로 추정하고 있다.

내소사 주지 진성스님은 “당산나무는 사찰과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자 애환을 함께하는 상징적인 존재”라면서 “정월대보름을 맞아 모두가 건강과 행복한 삶을 발원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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