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사후관리 자신 있어요

코이카 우물조사를 진행 중인 지구촌공생회 캄보디아지부 현지 활동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추분(秋分)도 지나고, 낮은 점점 짧아지고 밤은 점점 길어집니다. 물론 캄보디아는 계속 여름이지요. 캄보디아는 계절이 건기, 우기 둘 뿐이라 한국처럼 계절 변화로 시간이 흐르는 걸 느끼기는 좀 힘듭니다. 그 대신 저는 계절 말고 다른 곳에서 시간의 흐름을 발견합니다. 바로 우물 사후관리 사업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음 단계로, 또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입니다. 지난해 5월 시작한 KOICA(한국국제협력단) 우물 사후관리 사업은 마무리를 위한 작업이 한창입니다.

지난해 8월이 KOICA 우물 사후관리 사업에겐 ‘추분’이었습니다. 8월부터 식수팀은 우물 건립지역으로 나가는 시간은 줄이고 사무실에서 업무하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5월부터 7월까지 우물을 방문해서 모은 데이터를 정리하고 분석해 사후관리 조치를 결정하는 단계에 들어선 겁니다. 

캄보디아 우기(雨期)는 5월에 시작해서 11월까지 이어집니다. 우기 동안엔 다달이 강우량이 늘어납니다. 비가 오면 우물 사후관리 모니터링을 다니기 힘들기 때문에 사업 초반엔 우물 방문에 힘을 쏟았고 후반부엔 사무업무 보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우물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문서화하여 업데이트하고, 사진을 정리하고, 우물들을 조치하기 위한 보고서를 쓰고 있는 거죠.

이젠 다시 밖으로 나가야 할 때입니다. 관리가 필요한 우물들을 모두 수리해야 하니까요. 또 총 363기 우물 가운데 아직 방문하지 않은 4기에도 가야 합니다. 이 우물들은 사무실에서 450km 넘게 떨어진 바탐방, 번떼민제이주(州)에 있기 때문에 큰 마음을 먹고 방문해야 합니다.

얼마 전, KOICA 캄보디아 사무소와 추가로 우물 29기 사후관리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29기 우물들의 사후관리 역시 곧 끝내야 합니다. 아무래도 한동안은 여유롭진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제가 캄보디아에 온 건 여유를 느끼러 온 건 아니니까요. 자. 그럼 식수팀 모두 하나, 둘, 셋! 쑤쑤! (캄보디아어: 파이팅!)

[불교신문3268호/2017년1월25일자] 

김우영 지구촌공생회 캄보디아지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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