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 적을수록 존경 받는다

비법적인 요소 함께 하고 있다면 

청정승가 유지에 장애될 수 있어

여법한 방향으로 보완해 나가야 

<사분율행사초자지기(四分律行事資持記> 가운데 일곱 번째 과목인 승망대강편(僧網大綱篇)을 마무리하는 부분에 포살을 준비해서 시행하는 모습을 상세히 언급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조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설계(說戒)를 하는 일은 보름마다 늘 준수해야 하는 법이다. 매번 설계하는 날 아침이 되면 설계를 알리는 소임자는 대중에 설계가 있음을 알려야 하고, 누구는 있고 누구는 없으며, 건강한 사람과 병든 사람이 몇 명씩인지를 알아야 하며, 부축하면 참석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며, 몇 명이나 여욕(與欲)을 했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와 같이 하고 나면 불탑이나 법당을 청소하고 절의 구석구석을 물을 뿌리고 빗자루로 쓸어서 설계법과 같이 준비해야 한다.

설계를 알리는 건추를 치기 전에 대중 가운데 어른인 상좌비구는 몸소 각각의 방을 안행해서 병든 사람이 있으면 위로해 말하기를 ‘대중이 하는 청정한 포살은 범부와 성인이 함께 준수해야 하니 스님은 비록 병으로 누워있다 해도 한 번의 예라도 할 수 있으면 참여해야 합니다. 노력하고 스스로 힘쓰면 이 몸과 마음에 가능하지 않은 것도 믿고 이를 실천하면 이룰 수 있게 됩니다. 혹 병든 인연 때문에 일어나지 아니하고 죽어 후세에 태어나면 업을 따라 몸을 받게 되는데 어떠한 곳에 태어나게 될지 알 것입니다. 다시 설계하는 것을 듣고자 해도 어찌 다시 들을 수 있겠습니까?’”

위의 내용을 살펴보면 포살은 보름마다 해야 하고 불탑과 법당은 먼지를 털고 물을 뿌리며 깨끗이 청소하고, 소임자는 빠지는 사람이 없도록 찾아가서 알리고 가능하면 참여할 수 있도록 권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조계종 승가도 총림이나 수행처소에서는 이전부터 포살(설계)을 시행하고 있었으나 전 종도에게 시행하지는 못했던 상황에서 불기 2552(2008)년 3월 20일 ‘결계 및 포살에 관한 법’을 제정하여 전 종도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포살제도의 전면적인 시행은 여법하고 청정한 승단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점 가운데 첫째는 부처님 당시의 시행되었던 포살제도는 전원 참석을 원칙으로 했는데 현재 조계종단에서 시행하는 포살은 ‘결계 및 포살에 관한 법’ 제3조에 “다만 승납 40년 이상 또는 법계 대종사급 이상의 승려는 포살참여를 예외로 한다”는 내용을 2010년 11월 16일 개정해서 시행하고 있다. 전원이 참석해야 하고 병든 비구라 하더라도 권해서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부처님 당시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둘째는 부처님 당시에는 안거 중에 보름마다 꼭 해야 하는 형식으로 시행되었는데, 현재 시행되고 있는 포살제도는 결계 및 포살에 관한 법 제6조를 참고로 보면 “본 종 승려는 결계신고를 한 교구본사에서 행하는 포살에 결제기간(하안거·동안거)중 1회 이상 참여하여야 한다”라고 참여횟수를 명시하고 있으며, 또한 “포살은 결제기간(하안거·동안거)중 월 1회 이상 개최하고 시행일자 및 장소는 각 교구본사에서 정한다”라고 2010년 11월 16일 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부처님 당시에 시행되었던 포살제도와 같이 보름마다 시행하고 승가구성원은 전원 참여해야 한다. 그 이유는 구족계 수계를 통해서 조계종도로서의 지위가 만들어졌고, 구족계를 수계하며 다짐했던 계목에 대해 잘 지키고 문제가 발생하면 참회하는 방법을 통해 그 지위가 유지되며, 포살과 자자 및 승가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을 여법한 갈마를 통해 참회하고 출죄하는 인연으로 청정승단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비록 포살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해도 비법적인 요소가 함께하고 있다면 승가의 청정성을 유지하는 일에는 많은 장애가 될 수 있고 승단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 또한 호의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시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분적인 문제들을 좀 더 여법한 방향에서 보완하여 종도들은 청정승가의 구성원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승단을 바라보는 시선은 존경과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만 부처님의 가르침이 이 땅에서 지속적으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줄 것이다.

[불교신문3268호/2017년1월25일자] 

덕문스님 통도사 영축율학승가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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