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 껴안기

 

아남 툽텐 지음, 임희근 옮김, 담앤북스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두려움이 불안감으로 변하면

성냄 미움 의심이 일어나고

그때 사랑이 마음을 녹인다

 

두려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상대를 용서하라, 이해해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삶이

행복해야 하지 않겠는가

 

 

 

인간의 행동과 습관에 관심을 갖는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습관을 바꾸는데 21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행동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정신적인 방식과 관습적인 방식이다. 예를들어 적정 간격으로 담배를 피우는 등 행동이 관습적인 것이라면, 정신적인 삶의 방식은 내적 성찰을 의미한다. 사회에서 관습적으로 돈을 벌고, 소비하며 살다가 어느 시점에서 ‘나의 삶’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고 이때 명상이나 수행 등 내적 성찰을 실행하는 정식적인 삶을 추구하게 된다고 한다.

티베트에서 태어나 현재 미국에서 명상수행을 이끌고 있는 아남 툽텐 린포체가 “관습을 벗어나 정신적인 삶을 추구하라”는 가르침을 책으로 담아냈다. 내적 성찰의 첫 시작은 “당신만의 두려움을 모두 인정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두려움을 알아차리는 것, 자신의 한계를 알아차리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라. 이게 불교의 가르침이다.”

인도 부다가야 보리수 아래에서 명상을 하고 있는 사람들. 아남 툽텐스님은 자신을 자각하는 정신적인 삶을 위해 ‘나를 알아차리고 명상하라’고 말한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불교에서는 ‘나, 자아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나라는 존재는 무엇이며,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아남 툽텐스님은 수행이야 말로 관습적 삶을 극복하고 정신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관습적인 불교도가 수백만명이 됩니다. 그들은 불교 행사에 가서 신화, 낭만적인 이야기 등 이것저것을 주워 모읍니다. 그리고 전부 똑같은 이야기를 듣고, 똑같은 대상을 숭배합니다. 관습적인 불교도에서 벗어나 진정한 구도자가 되고 싶다면, 그때는 근본적인 질문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행을 하면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접근할수록 슬픔, 죄책감, 수치심 등 여러분의 고통을 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수행을 할 것인가. 사찰과 같은 환경은 수행을 북돋아 줄 수 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일반인들이 주기적으로 사찰을 찾아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아남 툽텐스님은 “일상에서 있는 그대로를 알아차리는 연습을 하라”고 말한다.

“붓다는 말했습니다. 숨을 들이쉴 때는 숨을 들이쉰다고 알아차려라. 걸을 때는 걷는다고 알아차려라. 당신이 하는 일을 온전히 알아차리면 만물의 거룩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와 주변을 이해하고 나면 마음 한구석에서 자연스럽게 자애와 연민의 생각이 생겨난다. 두려움과 미움이 승화되면 스스로를 조이고 있던 집착이 느슨해지면서, 자비심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스님은 “세상에 불변의 실체란 없다. 세상은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알면 집착을 버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사랑을 하면 아무것도 놀랍고 두렵지 않게 된다. 이별, 질병, 상실처럼 좋지 않은 일도 친구가 된다”고 말한다.

무상에 대한 명상수행법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달력의 한 날에 ‘통찰의 날’이라고 기록하고, 그날 ‘내가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주제로 명상을 해보라는 것이다. 오늘이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오늘 무엇을 하겠는가 생각해 보라고 조언한다.

“우리에게는 누구나 두려움이 있습니다. 두려움이 불안감으로 변하면 폭력과 성냄, 미움, 의심이 됩니다. 그때 사랑이 우리의 마음을 녹여줍니다. 용서하십시오. 용서를 하면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용서는 상대의 조건을 이해하는데서 옵니다. 우리에게는 좋던 싫던 끊임없이 삶이 이어집니다. 두려움과 희망을 받아들이고 일상생활의 미지 속으로 뛰어들 때 잃어버리는 것은 단지 하나, 고통뿐입니다.”

인생을 어떻게 보람있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과 더불어 ‘재미있게 사는 법’도 조언한다. “움켜지지 않으면 된다”고 말한다. 내 집, 내 차, 내 은행계좌에 집착하지 않고 소유를 최소화하면서 살려고 노력할수록 삶이 재미있어진다고 말한다.

경제와 과학이 발전할수록 삶은 팍팍해진다. ‘더 가지려는’ 욕심이 원인이다. 비움이 오히려 채움이라고 말하는 아남 툽텐스님은 미움도, 욕심도 버리고 후회하지 않고 사는 삶을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오늘 하루를 평화의 날로 지정해 나의 생각과 감정, 인식을 잠시 멈춰보라. 참된 평화는 자신의 마음을 믿는 것을 멈출 때 생겨난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치먼드에 설립한 다르마타 재단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서 가르침을 펼치고 있는 아남 툽텐스님은 2014년부터 매년 방한해 명상수행을 지도하면서 국내에서도 이름이 알려져 있다. 저서 <알아치림의 기적> <티베트 스님의 노 프라블럼> 등이 번역출판된 바 있다.

[불교신문3268호/2017년1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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