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표 총무원장 스님 예방…“정치가 가야할 중요한 방향 제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전통과 문화의 가치를 강조하며, “개발과 보존이라는 상충된 개념 사이에서 균형과 접점을 찾을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19일 오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창일 의원, 천정배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 박준영 의원  등의 예방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총무원장 스님은 옛 한전 부지에 건립 예정인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계획 중단과 관련한 종단의 봉은사 역사문화환경 보존활동을 강조하며, “지난해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때, 59층 높이의 가장 높은 건물이 시민들 사이에서 ‘검은 괴물’로 불리고 있었다”면서 “(한국의 경우) 전통과 환경, 개발이라는 접점 사이에서 개발만 우선시해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총무원장 스님은 “옛 한전 부지 원소유주인 봉은사와 일체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해 안타깝다”며 “현대차 GBC가 105층 553m 높이인데 규모가 어마어마한데다 하루 4시간 이상 햇볕이 들지 않는 일조권 침해 등으로 인해 문화재와 주위 생태훼손이 크게 우려되기 때문에 이의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또 지난 2007년과 2009년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토지 환매를 위한 우선협상권을 요청했지만, 당시 한전이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요청을 묵살한 점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총무원장 스님은 “문화와 전통을 중시하는 후보자들을 중시한다. 개발과 보존의 접점을 지혜롭게 찾을 줄 알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문재인 전 대표는 “군 징발 토지의 경우, 해제되면 원소유자에게 우선권을 주게끔 되어 있고, 공용수용의 경우에도 그 목적이 끝났으면 원소유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것인데 나중에 다른 사적 목적으로 사용된다면 부당한 것”이라며 “일조권은 상당히 중요한 권리이다. 허가가 난 이후나 공사 중에도 일조권 이유로 못하게 한 사례들이 꽤 있다”며 공감의 뜻을 내비쳤다.

이날 총무원장 스님은 문 전 대표를 향해 “출마선언도 안 하셨는데, 광폭행보 하시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것에 대해서도 “더불어민주당 하례식 같다”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이날 문 전 대표는 종단협 신년하례법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도 “큰스님께서 정치가 가야할 중요한 방향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우리의 전통과 문화, 환경 등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뜻인데, 그런 것이 국가지도자가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문 전 대표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신년하례 법회 참석에 앞서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했으며, 총무원장 스님과의 환담은 15분여 동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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