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는 삼천척 은하수, 하늘에서 떨어지네”

최고 절경과 사연 간직한 명승

NYT, 세계 52대 관광지 선정

'아름다운 상처' 마하령대협곡

중국정부가 최고의 명승지에 부여하는 '5A' 등급을 받은 황과수풍경구에 자리한 황과수폭포.

 중국 서남부에 자리한 구이저우성(귀주성, 貴州省)은 오랜 역사와 더불어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닌 명소이다. 위난고원(운남고원, 雲南高原) 동쪽에 자리한 귀주성은 최근 몇 년 새 중국은 물론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5년 1월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세계에서 가볼만한 관광지 52곳 가운데 하나’로 선정한 귀주성으로 여행을 떠나본다.

그동안 접근성이 취약해 외지인의 발길이 뜸했던 구이저우성은 중앙정부와 성(省)정부의 적극적인 관광자원 개발로 새로운 명승지로 떠올랐다. 산지와 구릉이 전체 면적의 92.5%를 차지하고 있어 수려한 경치의 자연문화유산이 풍부하다. 또한 묘족(苗族) 등 소수민족이 인구의 36.1%에 달하고 있어,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구이저우성의 대표적 도시인 궈이양(귀양, 貴陽)에 자리한 황과수폭포(黃果樹瀑布)가 있는 황과수풍경구(風景區)는 중국 정부가 최고의 관광지에만 부여하는 ‘5A’ 등급을 받은 곳이다. 구이저우성을 대표하는 명소로 내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구이저우성이 자생지인 황과수라는 나무에서 유래한 황과수폭포는 세계 4대 폭포 가운데 하나이며, 중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폭포이다. 높이가 77.8미터, 폭이 101미터에 이르는 웅장한 용모를 뽐낸다. 더구나 이 폭포는 세계에서는 유일하게 위, 아래, 앞, 뒤, 왼쪽, 오른쪽 등 6방위에서 장관을 볼 수 있다. 또한 접근성이 뛰어나 대폭포(大瀑布)를 바로 곁에서 만끽하는 것이 가능하다.

'지구의 아름다운 상처'라는 별명을 지닌 마령하대협곡의 절경.

특히 폭포 뒤의 수렴동(水簾洞)은 134미터 길이의 천연 종유석 동굴로, 마치 ‘구슬을 실에 꿰어 만든 발’인 주렴(珠簾)처럼 물이 끊이지 않고 쏟아진다. 운이 좋으면 눈앞에서 펼쳐지는 무지개를 직접 보는 행운도 찾아온다.

황과수폭포에는 수렴동을 비롯해 천성교, 천성동, 은목걸이폭포, 두포당폭포 등 18개의 다양한 폭포들이 줄지어 있어, 마치 한 폭의 동양화 안에 들어온 착각을 들게 한다. 은목걸이폭포는 자연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모습을 자랑하고, 두파당폭포는 가파르고 비탈진 언덕의 경치를 뽐낸다.

황과수폭포의 절경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궈이저우성의 자연 지형에서 비롯됐다. 카르스트와 적단하(赤丹霞) 지형으로 기기묘묘한 형상이 만들어져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80%이상의 석회암이 풍화 작용을 거치며 다양한 형태의 폭포와 동굴, 협곡(峽谷)을 만들어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명승지로 손꼽히고 있다.

‘지구의 아름다운 상처’라는 별명을 지닌 마령하대협곡(마령하대협곡)과 수만 개의 봉우리가 구름처럼 모여있는 만봉림(萬峰林)도 발길을 멈추게 한다. 마령하대협곡은 지상에서 지하로 200미터 정도 갈라져 내려가 있다. 우기(雨期)에는 도도한 물결이 협곡을 자유롭게 헤엄쳐 내려가는 장관이 거대한 용이 살아서 움직이는 듯하다.

 

수만 개의 봉우리가 구름처럼 모여있어 숲처럼 보인다는 만봉림.

황과수 폭포에서 차량으로 2시간 정도 이동하면 도착 가능한 만봉림은 땅이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오른 형상으로 마치 울창한 숲을 연상하게 한다. 2억8천만 년 전 융기된 봉우리들이 만봉림을 만들었다. 동양에서 만(萬)은 단순히 숫자만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헤아릴 수 없는 무한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염두에 두면 만봉림이란 이름을 통해 웅장한 경치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사람의 이동이 가능하도록 대협곡의 옆구리에 아슬아슬 하게 만든 잔도(棧道)는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또한 만봉호(萬峰湖)는 기기묘묘한 봉우리 사이에 자리한 호수로 마치 바다처럼 광활하다. 물에 비친 만봉림의 풍광은 감탄을 절로 자아낸다.

궈이양에서 127킬로미터 떨어진 용궁(龍宮)은 아름다운 종유석(鐘乳石)을 자랑하는 동굴이다. 사람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종유석이 즐비한 용궁은 자연의 신비로운 에너지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전체 길이가 15킬로미터에 이르는 용궁은 인간의 발길을 3분의1만 허락한다. 관광객에게는 불과 1.2킬로미터만 접근할 수 있는데, 엘리베이터와 쪽배를 이용해야 한다. 용궁은 와룡호(臥龍湖), 영빈동(迎賓洞), 용궁암호(龍宮暗湖), 방각암(蚌殼岩), 용문비폭(龍門飛瀑), 용담천지(龍潭天池), 호혈동(虎穴洞)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기묘묘한 종유석을 비추는 화려한 불빛은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종유석마다 각기 다른 모양을 지니고 있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줄 모른다. 특히 용궁에는 중국 최대 규모의 동굴 사찰인 ‘관음동(觀音洞)’이다. 천연적으로 조성된 관세음보살상 모양의 종유석과 사람 손을 빌려 만든 서른 두 분의 불상은 불자들에게 환희심을 갖게 한다. 사시사철 어느때 찾아도 빼어난 경치에 푹 빠져들지만, 특히 유채꽃이 필 무렵의 용궁은 극락세계와 다름 없다. 봄이 한창인 4월에는 유채꽃 축제도 열린다.

명나라 초기에 군사요충지로 만든 청암고진이 역사의 향기를 전한다.

명나라 초기인 1378년에 세운 군사요지로 윈난(운남, 雲南)인 청암고진(靑岩古鎭)은 역사 속으로 안내한다. 궈이양에서 남쪽으로 3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청암고진은 푸른 돌을 사용해 만든 요새이다. 군사기지 역할을 담당했는데,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한족을 비롯해 10여개 소수민족이 섞여 사는 마을이 됐다. 한때는 군사기지에서 상업중심지로, 지금은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동네가 된 청암고진은 역사문화의 향기가 가득하다.

중국 최고의 절경과 사연을 간직한 명승지들이 방문객을 기다리는 구이저우성을 여행 하다보면 중국 당나라 시인으로 수많은 명작을 남겨 시선(詩仙)으로 불리는 이태백의 멋진 시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 의시은하낙구천(疑是銀河落九天)” “날아가듯 흘러 떨어지는 삼천 척, 은하수가 구천에서 떨어지는 것 같다”

자료협조 = 마야투어

[불교신문3266호/2017년1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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