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 하루 전날 '추모의밤’ 행사 열려

정원스님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1월13일 스님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사진은 극락왕생 발원 기도를 하고 있는 범불교시국회의 스님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서 소신공양한 정원스님의 유지를 잇고 스님의 뜻을 기리는 시간이 마련됐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주최하고 범불교시국회의가 주관한 ‘민주정의평화의 수행자 정원스님 추모의밤’ 행사가 정원스님 영결식을 하루 앞둔 오늘(1월1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범불교시국회의 소속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법일스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공동대표 일문스님,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혜용스님 등 20여 명의 스님들은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을 직접 찾아 추모기도, 추모사 등을 통해 정원스님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이날 추모행사에는 300여 명이 몰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정원스님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짐작케 했다. 시민들은 추모사와 추모공연이 진행되는 간간히 스님의 생전 주장들을 구호로 외쳤다.  “박근혜 즉각 사퇴하라” “위안부 합의 폐기하라” “비정규직 제도 철폐하라” “사드 배치 철회하라” “김기춘, 우병우 구속하라” 등이다.

시민들은 행사장 뒤편에서 스님이 남긴 '박근혜 퇴진' 등의 메모를 들고 스님의 유지를 알렸다.
정원스님의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 내부 곳곳마다 스님이 몸에 지니고 다니던 메모와 페이스북 글들이 빼곡하다.
추모 공연.

스님은 평소 지니고 있던 메모와 자신의 페이스북에 ‘촛불이 기필코 승리하기를 바라오’ ‘경찰은 내란사범 박근혜를 체포하라’ ‘매국노와 적폐 청산 해주세요’ ‘소신공양으로 장기기증 못함이 아쉽습니다’ 등의 글을 적어 시국에 대한 안타까움과 소신공양을 암시해왔다.

이날 혜용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스님의 불빛은 단지 청와대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세월호, 비정규직 문제 등 지금 우리나라에 있는 불합리한 모든 것들을 향한 것이었다”며 “스님의 깊은 뜻을 새겨 우리가 이 땅의 주인으로서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모아가자”고 말했다.

추도사 하는 백기완 소장.
연이은 추모사에 사회노동위 실천위원 법상스님이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사진 가운데).

추모행사가 진행되는 내내 자리를 지키고 있던 백기완 민족문제연구소장은 문수스님과의 특별한 인연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수스님은 7년 전인 2010년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며 소신공양을 해 사회에 큰 울림을 준 바 있다. 백기완 소장은 “정원스님을 보니 언젠가 4대강 문제와 함께 몸에 불을 지르고 사라지고 싶다고 했던 한 스님이 생각난다”며 “잘못된 세상에 불을 지르기 위해 스님이 불씨가 되었으니 나또한 스님의 뜻을 따르겠다”며 스님과 뜻을 함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추모 행사에서는 시민들의 자유 발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발언에 나선 한 시민은 “스님께서 저승세계, 극락세계에 가서라도 꿈꾸던 세상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며 “이승의 일일랑은 이제 잊고, 머나먼 길 편히 가시길 기원하겠다”고 애도했다.

정원스님 영결식은 다음날인 14일 오후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사회장'으로 열릴 예정이다.

정원스님의 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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