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부 발간 <한국의 종교 현황> 결과

사찰 2만6791개 반해 교회 7만7966개
불교 종립 학교, 의료기관 개수 최하위

불교는 외형상 타종교에 비해 한참 뒤진다. 종교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외형이 교세 판단의 잣대가 될 수는 없지만 덩치만으로 보자면 비교 자체가 민망한 수준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1년 각 종교단체의 협조를 받아 교단과 교세 현황을 파악한 조사 보고서 <한국의 종교 현황>에 따르면 개신교가 교당 수에 있어 독보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불교 137개 종단이 소유하고 있는 사찰 수는 2만6791개인데 반해 개신교 118개 종단이 운영하는 교회 수는 7만7966개에 달했다. 천주교 성당은 1609개였다.

불교는 교당뿐 아니라 성직자 수에서도 한참 뒤쳐졌다. 불교 성직자 수는 4만6905명에 그쳤지만 개신교 성직자는 그 3배에 달하는 14만0483명이었다. 천주교 성직자는 1만5918명이었다. 

종교 전문가를 양성하고 신심을 키우는 요람인 종립대학 사정은 더 나빴다. 불교 종립 학교는 일반대, 전문대학원, 전문대 등을 모두 포함해 총 8곳으로 3대 종단 가운데 꼴찌에 머물렀다. 개신교에서 운영하는 학교는 105곳, 천주교는 15곳이었다. 이는 각각 불교의 13배,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종교의 미래를 대비하는 종교계 연구소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불교계에서 운영하는 연구소는 총 57곳에 그쳤다. 개신교에서 운영하는 연구소(119곳)는 불교의 2배가 넘는 수치였다. 천주교는 51곳이었다. 

사회복지 현장 활동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조사 결과 불교에서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42곳뿐이었다. 이는 3대 종단 중 교세가 비교적 약한 천주교(146곳)의 3분의 1도 안되는 수치로 비교하기조차 민망한 수준이다. 개신교에서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84곳으로 집계됐다. 또한 지역사회복지 활동을 하고 있는 불교계 사회복지법인은 125곳으로 나타났으며, 개신교는 251곳, 천주교는 105곳으로 조사됐다.

초라한 교세는 불자 수 감소와도 무관하지 않다. 찾기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찰, 종립 학교를 일부러 찾아갈 불자 또는 비불자는 없다. 특히 젊은층을 끌 수 있는 학교시설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시설이 개신교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결과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불교사회연구소장 법안스님은 “불자 수 감소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탄탄한 포교 인프라를 갖춘 타종교에 비해 불교는 사찰 밖의 포교에 소홀하고 무관심하다”며 “이런식으로 가다간 타종교에서 운영하는 학교나 복지시설을 통해 타종교로 교화되는 신도 수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불교신문3263호/2017년1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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