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대
김성신
삼월 삼짓날은 윤장대를 돌리는 날
풍경소리 곱발 세우고
산자락은 그늘을 등지고 좌정한다
108배 올리던 법당에서
굽은 허리와 무릎 뼈 석탑처럼 일으켜 세우고
윤장대 돌리는 어머니의 마음에는
묵은 발원이 한 각씩 깊어진다
상현달 달무리 지는 밤
아이의 울음소리 희미하게 살아나고
안간힘을 토해내던 흑백의 한 생
몸속 경(經)이 된 통증을
한 올 한 올 부풀리니
저만큼 솔바람에 가슴 쓸리기도 해
앞뒤 없는 회한과 갈망은
두 손 맞잡고
배웅하듯
한 곳을 바라보니
이마 위로 맺힌 땀방울
눈물의 동의인양 하염없이 흐른다
더 두툼해질 법문의 책장에
줄 맞추어 반듯하게 들어가 있을
어머니의 비워낸 몸을
나는 가만히 부축하여본다.
[불교신문3262호/2017년1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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