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결과, 한국갤럽·기독교계 조사 결과와 정반대 양상

통계청이 오늘(12월19일)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종교 조사 결과는 그동안 전문조사기관이 실시해온 분석 결과와 정반대 양상을 띤다. 조사 시기 10년을 전후해 봤을 때도 변화 폭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면에서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한국 갤럽이 2014년 전국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인의 종교>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종교별 인구는 불교 22%, 개신교 21%, 천주교 7%로 나타났다. 비종교인은 50%에 육박했다. 3대 종교를 믿는 종교인 중에는 불교 인구가 가장 많았다.

한국 갤럽은 10년 전인 2004년에도 동일 방식으로 종교인 수를 조사했다. 2004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불교 인구는 24%, 개신교 21%, 천주교 7%로 나타났다.  10년 동안 불교는 2% 감소 했다. 개신교와 천주교 인구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종교인구 조사결과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번 통계청 조사 결과 불교인구는 761만9000명(15.5%), 개신교는 967만6천명(19.7%), 천주교는 389만명(7.9%)로 나타났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불교는 2005년 22.8%에서 2015년 15.5%로 7.3%p 대폭 줄었다. 천주교는 10.8%에서 7.9%로 2.9%p 감소했다. 개신교만이 18.2%에서 19.7%로 비중이 1.5%p 올랐다.

이는 그동안 종교기관에서 실시해온 신뢰도 및 호감도 조사 결과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2013년 만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 전반적으로 가장 신뢰받는 종교는 가톨릭 29.2%으로 나타났다. 불교는 28%, 기독교 21.3%였다. 신뢰도는 무종교인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무종교인이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가톨릭이 32.7%, 불교는 26.6% 순이었다. 개신교는 8.6%에 그쳤다. 보고서는 "이번 신뢰도 조사는 한국 교회가 신뢰받지 못하는 위기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다"고도 진단했다.

불교계 조사도 다르지 않다. 불교사회연구소가 지난해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 한국의 사회·정치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3대 종교별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 천주교를 '신뢰한다'는 응답률이 39.8%로 가장 높았다. 불교 32.8%는 개신교는 10.2%였다.

이같은 결과에 개신교계는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이다. 개신교 인구가 10년 만에 120만명 이상 증가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그동안 장로교 등 개신교 교단 자체 조사에서 신자 수는 매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이번 조사와 관련 박수호 덕성여대 교수는 “인터넷 조사 도입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남자 불자’가 적게 분포하고 있는 불교 인구가 적게 측정됐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신도들을 교구단위별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가톨릭 경우에도 2005년 조사와 급격한 차이가 난 것은 예측하지 못한 결과일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불교와 가톨릭 신도들이 개신교로 옮겨 갔다기보다 종교를 필요로 하지 않는 인구, 즉 종교적 정체성이나 소속을 굳이 밝히지 않으려는 ‘냉담자’가 증가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변화하고 있는 종교 인구를 다각적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용구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 기획차장은 "불교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신뢰성이 떨어지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밀하게 분석해 향후 입장과 대책을 밝힐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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