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오십삼불도 가운데 오불도

조계총림 송광사 오불도가 도난당한지 50년 만에 사찰로 돌아갔다. 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송광사(주지 진화스님)는 오늘(12월1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에서 환수된 오불도를 친견하고, 불화를 송광사로 이운했다.

이 자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그간 종단은 도난당한 불교성보 환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이번에 송광사 오불도도 원래 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돼 기쁘다. 환수를 위해 노력한 관계자 모두 노력을 아끼지 않은 덕분”이라며 치하했다. 또 “돌아온 성보가 사찰에서 잘 봉안되고, 문화재도난 및 방재에도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송광사 주지 진화스님은 “2년 전 오불도가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이 기탁보관 중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종단이 박물관 측과 지속적인 협상 끝에 사부대중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인사하며 “도난당한 오불도 한 폭과 송광사 16국사진영 환수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광사는 오는 29일 대웅전에서 오불도 봉안식을 갖고, 2017년 1월30일부터 2월25일까지 사자루에서 전시할 계획이다. 이후 내년 6월 송광사 성보박물관이 개관하면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예경하는 스님들.

송광사 오불도는 불조전에 봉안됐던 오십삼불도 7폭 중 한 폭으로,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화승인 의겸스님 제자들이 그려, 의겸스님의 화풍이 잘 담겨 있다. 송광사는 불조전 보수공사 과정에서 7폭 중 오불도 2폭을 도난당했고 이번에 그 한 폭을 찾았다. 주한미군 소속 미술교사로 한국에 30년간 거주했던 마티엘리 부부가 1970년 인사동에서 오불도를 구입해 소장하던 것을 2014년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했고,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해외 소재 한국문화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종단은 송광사 오불도 환수가 해외로 유출된 불교성보 환수의 모범사례라고 자평했다. 종단과 문화재청, 송광사와 기증자, 기탁박물관이 도난문화재 환수를 위해 협력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한국과 미국, 송광사성보박물관과 포틀랜드 박물관이 교류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1월30일부터 12월8일까지 송광사 스님들과 종단 및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미국을 방문해, 조건 없이 반환해준 마티엘리 부부에게 감사를 표하고, 신앙대상으로 오불도를 예경하는 모습 등을 통해 현지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한다. 성보에 대한 조계종과 사찰의 노력은 현재 종단이 추진하고 있는 미국 LA카운티박물관 소장 신흥사 및 동화사 불화 환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총무원 문화부장 정현스님은 “종단은 일제시대 및 과거 약탈문화재 환수와 더불어 근현대 도난당한 불교성보까지 환수정책을 펴고 있다”며 “도난백서 영문판을 발간하는 것 외에도 도난불교문화재 모니터링을 통해 더 많은 불교성보를 확인해 유상기증, 무상기증, 구매환수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오불도 환수를 기뻐하는 스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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