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환영 논평 "국민의 힘으로 일군 역사적 결과물"

불교계, 종단‧단체 하야 촉구 동참
“향해야 할 곳은 권력 아닌 국민”

촛불의 힘은 단호하고 위대했다. 47일째 광장을 밝혔던 평화의 촛불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탄핵이라는 역사적 심판을 내렸다.

국회는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찬성 234표, 반대 56표, 무효 7표, 기권 2표로 가결했다. 최순실과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건과 세월호 7시간 의혹이 우리나라 헌정사에 있어 초유의 사태를 만들어냈다. 공무상 비밀누설과 권력남용, 직무유기, 뇌물 등 실정법 위반과 “헌법의 수호자인 대통령이 민주공화국의 헌법과 법률을 광범위하고 중대하고 위반했다”는게 탄핵소추안에 적시된 사유다.

탄핵안 가결로 박근혜 대통령은 △국군통수권 △조약체결 비준권 △사면·감형·복권 권한 △법률안 거부권 △헌법개정안 발의·공포권 △외교사절접수권 △행정입법권 △공무원임면권 △헌법기관의 임명권 등을 모두 정지당했다. 최장 6개월의 심리가 이뤄질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대통령 임기 단축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조계종은 가결 직후 발표한 논평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이며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힘으로 이끌어낸 역사적 결과물”이라고 평가하고, “헌법재판소 역시 역사적 책임을 가지고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위한 결정에 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정념스님(월정사 주지)은 “탄핵안 가결은 국민의 뜻을 받든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라며 “촛불을 든 광장의 평화적인 문화는 우리 국민의 성숙성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에 정치권은 국민적 여망에 부응해서 사회 각 분야에서 변화가 동반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촛불의 힘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 232만명이 참여해 온 나라의 광장을 채운 촛불은 분노한 민심을 반영했다. 촛불 민심이 대통령에게 내린 준엄한 역사적 심판으로 남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의결된 지난 9일, 국회 앞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 스님들이 시민들과 함께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과 자진 퇴진을 촉구했다.

불교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계종은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나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평화적인 대규모 촛불집회를 통해 국민들께서 자랑스러운 해답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탄핵과 하야를 동시에 촉구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를 비롯한 조계종 종무원조합 등 불교계 단체들도 광장을 채웠다. 2684명의 조계종 스님들의 하야 촉구 성명을 계기로 30여 불교단체들이 결합한 범불교시국회의가 출범해 동력을 만들어냈다.

전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상임대표 퇴휴스님은 “대통령 한 명 끌어내리려고 촛불 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 있는 정격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고 정의로운 사회, 국민들의 뜻을 반영하고 부합하는 정치를 바라는 국민적 여망이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라며 “촛불 정국 속에서 불교계가 권력을 향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향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이 불교계에 주어진 과제이자 역할”이라고 말했다.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국회 앞에 선 조계종 사회노동위 스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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