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염불이 

어머니의 극락왕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열심히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 

이름을 불렀다

어머니께서 이미 극락정토의 

구품 연지에 이르렀거나 

반야용선에 타고 있다고 

나 나름대로의 

간절한 꿈을 꾸어 본다

생뚱맞게 극락정토에 다녀오다니, 그게 가능한 일인지 아무도 믿지않을 것이다. 누구도 그곳에 갔다가 다시 살아돌아온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지극한 즐거움’만 있는 그 곳, 극락(極樂) 정토는 불교신자라면 누구든지 죽은 후 가기를 갈망하는 곳이다.

오는 18일까지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꿈꾸는 즐거움, 극락’에 다녀왔다. 전시는 현대를 살아가는 대중들에게 불안을 위로하고 행복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아미타신앙과 극락정토를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사실 전시를 관람하다 보면, 옛날 사람들이 얼마나 극락정토에 태어나고자 갈구했는지 쉽게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들이 소원대로 결국 그곳에 태어났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대중들은 누구나 사후 세계, 그 중에서도 극락정토에 어떻게 하면 태어날 수 있을까에 대하여 관심을 가진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보물 제1857호 영천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念佛往生捷徑圖)는 특히 주목된다. 이 그림은 조선시대 1750년에 <염불왕생첩경>의 내용에 기초하여 그려진 것이다. 경전에서는 극락정토에 왕생하는 첩경(지름길)이 염불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즉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을 생각하면서 명호(이름)를 부르는 것이 극락정토에 왕생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 사랑하는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정말 열심히 살다 가신 어머니께서도 극락정토에 왕생하기를 간절히 바라셨다. 어머니를 뵐 때마다 어떻게 하면 극락정토에 태어날 수 있느냐고, 정말 그곳에 당신이 갈 수 있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어머니께서 반드시 극락정토에 태어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극락정토의 주인인 아미타불도, 관세음보살도 아닌데 말이다. 

극락정토에 태어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쌓은 공덕에 의해 좌우되지만,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위하여 가족들은 <염불왕생첩경>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장례식 내내 염불을 열심히 하였다. 집에서 병원 안치실로 모시기 전까지, 입관식을 할 때에도 어머니의 주검을 앞에 두고 가족들은 눈물 대신 스님의 주도에 따라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나무관세음보살(南無觀世音菩薩)’을 끊임없이 염불하였다. 간절히 어머니께서 극락정토에 왕생하시길 바라면서 말이다. 나의 염불이 어머니의 극락왕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열심히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불렀다.

그 이후 다시 불교중앙박물관 특별전 ‘꿈꾸는 즐거움, 극락’을 찾았다. 나는 동화사 염불암 극락구품도(極樂九品圖) 앞에서 극락정토의 연못에 피어난 연꽃 속에 혹시 어머니께서 구품(九品) 왕생하고 계시는지, 염불왕생첩경도를 보면서 극락정토로 향하는 반야용선(般若龍船)에 어머니께서 올라타고 계시는지 열심히 찾아보았다. 물론 그 어느 곳에서도 아직 어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어머니께서 이미 극락정토의 구품 연지에 이르렀거나 반야용선에 타고 있다고 나 나름대로의 간절한 꿈을 꾸어 본다.

[불교신문3256호/2016년12월10일자]

배재호 논설위원·용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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