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학회 국제학회 영명연수스님 수증론 고찰

한국불교에서는 ‘돈오돈수’ 하면 성철스님을 떠올리지만, 그 원류를 찾아가보면 <종경록> 저자 영명연수(904~975)에 맞닿아있다. 한국선학회(회장 신규탁)는 백련문화재단(이사장 원택스님)과 공동으로 지난 3일 서울 연세대 광복관 별관에서 ‘영명연수: 돈오 견성 무심’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고 연수스님의 사상을 재조명했다.

야나기 미키야스(柳幹康) 일본 하나조노대학 국제선학연구소 전임강사는 ‘영명연수의 돈오돈수-당대선종 수증론의 계승과 전화(轉化)’에서 규봉종밀의 돈오점수론과 영명연수의 돈오돈수론을 비교 설명했다. 종밀에 따르면 깨달음에는 해오[이해]와 증오[체험]의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해오한 이후에 수행해야 하며 최후에 증오를 얻는다. ‘해오->수행->증오’라는 단선형 수증론을 설정해, 가장 낮은 수준인 돈오점수를 선택해 제시했다. 연수는 종밀의 돈오점수를 근기가 약한 자들을 위해 받아들였지만, ‘상상근기’를 가진 이는 돈오돈수의 방법이 적합하다고 봤다. 또 자비와 지계, 일심으로 이타행을 하는 것을 돈수로 규정했다. 미키야스 씨는 “연수의 수증론은 이 생에서 성불할 수 없다는 전통의 불교관을 전환해 이 생에 성불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경지로 사람들을 인도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이날 학회에서 웨이다오루(魏道儒) 중국사회과학원 세계종교연구소 교수는 ‘성철과 연수의 선사상 동이(同異)’를 주제로 한 논문에서 연수스님이 쓴 <종경록>과 성철스님의 <선문정로>를 분석했다. 또 손징송(孫勁松) 중국 무한대학 국학원 교수는 ‘영명연수의 불성설(佛性說)’에 대해, 박인석 동국대 불교학술원 조교수는 ‘영명연수의 무심론(無心論)’에서 무심론이 동아시아 불교계에 미친 영향을 살펴봤다.

총회…신규탁 현 회장 재임

편 학술회의 후 열린 총회에서 신규탁 회장이 재임됐다. 지난 2015년 1월부터 회장 소임을 맡아온 그는 ‘열린 학회’ 운영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연3회 발행하는 학술지 <선학>의 개편, 내용과 편집혁신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무료시민강좌를 개설해 선불교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춘추계 학술발표회 외에 학기 중인 4월, 5월, 10월, 11월에 월례발표회를 새롭게 도입하고, 수석부회장 변희욱 서울대 철학연구소 연구원 등 임원진을 중심으로 선학 연구방법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서양논리학처럼 불교도 논리학이 있지만 선 연구자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어떤 방법으로 깨닫고 수행할 것인지 논리적, 합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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