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앞에 부끄러운 대통령으로 남지 않도록 하루빨리 내려오길"

'박근혜 퇴진과 국민주권 수호를 위한 조계종 승려 2684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이 12월1일 조계사에서 열렸다.

조계종 스님 2684명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태를 지켜보던 스님들이 현 시국에 대해 성명을 발표한 건 드문 일이다.

불교사회연구소장 법안스님과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상임대표 시공스님 등 조계종 스님 20여 명은 오늘(12월1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제방에서 수행에 전념해야하는 수행자들이 이 자리에 나선 이유는 민주주의와 헌법질서가 훼손되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시대의 양심과 가치관을 이끌어가는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과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기 위함”이라고 시국선언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이날 ‘박근혜 퇴진과 국민주권 수호를 위한 조계종 승려 2684인 시국선언’ 제하의 성명을 통해 “최근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가의 헌정질서 파괴 및 국정농단 사태를 참담한 심정으로 목도하고 있다”며 “한국 사회가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위기의식과 국민이 위임한 소중한 주권이 비선실세에 의해 농락당하는 것에 대한 분노가 수백만의 국민을 거리고 이끌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사태와 관련된 모든 삿된 일의 진위가 명백하게 밝혀지고 법과 원칙에 의해 바로잡혀지길 바란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잘못을 인정하고 즉각 퇴진하라는 국민의 뜻을 준엄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과 헌법질서 파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할 것 △ 현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해 검찰 및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 △ 국회는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대통령 퇴진과 탄핵 추진이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수용할 것 등을 요구했다.

스님들은 마지막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가는 수행자의 양심에 근거해 호소한다”며 “부디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들의 요구에 귀기울여 역사 앞에 부끄러운 대통령으로 남지 않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그 자리에서 내려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시국선언문에는 조계종 비구 1447명, 비구니 804명, 사미 253명, 사미니 180명의 스님들이 이름을 올렸다. 참가 스님의 면면은 교구본사, 중앙종무기관 소임자부터 수좌 스님과 학인 스님까지 다양하다.

법안스님은 “정치권이 이 사태를 두고 좌고우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뜻이 단호한만큼 불교계도 오늘 이후 비상시국기구를 출범해 사태를 타개할 수 있는 노력을 적극 펼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선언문을 낭독하는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법일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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