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보니 어느덧 11년 9개월이 흘렀다. 2005년 3월 강원도 홍천 지역포교지 <아제아제바라아제>가 창간됐다. <아제아제바라아제>는 2002년 11월 11사단 군법당 화랑사에서 홍천금강거사림회 회원들과 당시 주지 보경 함현준 법사님의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던 ‘화랑사 불교학당’이 인연이 되어 만들어졌다. 우리가 익힌 소중한 부처님 말씀을 지역사회에 제대로 펼쳐보자며 의기투합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는 매월 1200부씩 인쇄해 전국 사찰과 인연 있는 불자님들께 무료로 배포한다. 월간지를 만드는 일상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번 달엔 어떤 방향으로 잡지의 내용을 정할지 기획회의를 하고, 원고를 수집하고, 편집하고, 인쇄소에 넘기고, 책이 나오면 발송 작업하고…. 정신이 없다. 한 달에 사흘 정도나 쉬려나. 

새 달이 오면 다시 지역사찰 행사를 찾아 사진을 찍으러 다니고, 틈틈이 표지사진을 찍고, 편집실에 자료들을 올려가며 나를 밀어붙인다. 법공양 후원금이 모자라면 친분있는 스님들을 무작정 찾아뵙고 떼를 쓰기도 했고…. 힘겨울 때도 많지만 어김없이 반복되는 그 일을 늘 환희심으로 한다. 부처님 법이 좋아서이고, 법공양의 공덕을 지을 수 있는 것도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닌 대복(大福)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화랑사 불교학당의 공부는 오늘도 계속된다. 경전공부는 매주 수요일 저녁에 이뤄진다. 진짜 공부는 인생공부다. 매주 일요일 오전에는 신행활동하는 장병들을 위해 국수를 삶는다. 장병 60명으로 시작한 ‘국수 한 그릇 포교’는 엄마 정성이 담긴 국수 맛이 소문이 났는지 현재는 무려 300명 가까이 참여하는 대잔치로 커졌다. 

일요일이면 군법당은 활기로 넘친다. 법회가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뛰어내려오는 장병들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줄을 선다. 그 추운 겨울에 국수를 삶아 사리를 만들어 놓으면 살얼음이 얼 정도다. 펄펄 끓는 육수를 부어주면 장병들은 김치 고명에 국수를 순식간에 먹고 줄을 또 선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를 비롯한 자원봉사자들도 흥이 난다. 남을 돕는 마음은 결국 나를 돕는다는 이치를 새삼 깨달으면서 말이다. 

무료문서포교지 <아제아제 바라아제>와 함께 8년여 동안 진행한 ‘국수 한 그릇 포교’는 홍천지역 불법 홍포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오늘 11월호 인쇄를 넘겼다. 앞으로도 게을러지는 마음에 죽비가 될 수 있는 책을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아담한 소책자이지만 내게는 세상 그 무엇도 부러울 것 없는 보배인, <아제아제바라아제>. 나를 마음의 극락으로 이끌어주는 <아제아제바라아제>.  

[불교신문3254/2016년12월3일자]

 

장혜경  <아제아제바라아제> 편집장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