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정부는 없다

전원책 지음/ 포엠포엠

“강남역 지나 테헤란로를 오르다보면 겨울 가로수 부러진 날개 사이로 유리가 울고 있다. 아무도 울고 있지 않은데 어린 유리가 철없이 울고 있다. 유리 하나가 울면 맞은 편 유리들 소리 높여 울고 무관심했던 우리들이 일제히 울어 한순간에 하늘이 울고 구름이 울고/ 문명들이 모두 다 울고 있다…”(‘유리가 울고 있다’ 중) 199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꾸준하게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전 시인이 펴낸 시집에는 회갑을 갖 지낸 저자가 보는, 세파에 지친 사람들을 이해하는 시어들이 가득 들어 있다. 아버지 산소를 찾아 <반야심경>을 읊으며 세상의 이치를 깨우치는 시심을 읽을 수 있다.

 

받아쓰기

임영석 지음/ 문학공원

“때가 되니 다 가더라/ 떠나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더라/ 외눈박이 별,/ 동구 밖 왕눈이 장승,/ 모든 세월이 남긴 외톨이들이다// 그럼에도 난 기다린다/ 외눈박이별이 되든/ 왕눈이 장승이 되든/ 내 몸에 스며든 세월보다/ 더 빛나는 너를 기다린다.”(세월 전문) 오랜 시간 시를 쓴 필력이 묻어나는 시집, <받아쓰기>다. 저자는 시에 대해 “돌을 갈아서 나를 바라보는 일”이라고 표현한다. 물렁한 돌은 갈아지지 않는다. 단단한 돌이라야 비로소 거울이 될 수 있는 이치처럼, 단단한 세상을 살아온 시인의 삶이 시집에 녹아있다.

 

안되겠다, 내 마음 좀 들여다봐야겠다

용수스님 지음/ 나무를심는사람들

아홉 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티베트 불교로 출가한 독특한 이력을 지닌 용수스님. 스님은 “우리가 나쁜 사람이라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법을 몰라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마음을 본다는 것은 그래서 곧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다. 

용수스님은 위빠사나 수행법을 바탕으로, 일반인들에게 마음을 들여다 보는 방법을 제시한다. 화를 내거나 참는 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화를 관찰하고, 마음에 노예가 되지 않는 방법을 소개한다. “슬플 때는 슬픈 감정이 있어야 합니다. 슬픈 상황에서 즐겁고 기쁜 감정이 든다면 그것이야말로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나를 돌아보게 하는 인생 지침서다. 

[불교신문3253호/2016년11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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