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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선지식 구법여행]  ⑫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스님“나이 먹으면 여행가고 더 나이 먹으면 기도하라”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스님이 불교신문과 조계사불교대학총동문회가 공동 주관하는 53선지식 구법여행의 열두 번째 초청법사로 나섰다. 자현스님은 지난 10월28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멋지게 사는 것과 낭만적으로 늙는 법’을 주제로 법문을 펼쳤다. 이날 자현스님은 “선에서 말하는 견성성불은 나를 바꿔 붓다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현재 그 자체로 붓다가 되는 것”이라며 “유일성에 대한 자각과 현재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자현스님은 현재 불교신문 논설위원, 월정사 교무국장, 조계종 교육아사리, 울산 영평선원 원장 등을 맡고 있다. 학진 등재지에 120여 편의 논문을 수록했으며, 스님이 쓴 30여 권의 책 가운데 <불교미술사상사론>은 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사찰의 상징 세계>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로, <붓다순례>는 세종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다음은 이날 법문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지난 10월28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53선지식 구법여행’ 초청법사로 나선 자현스님은 “10년만 젊었으면 하고 생각할 때도 이미 늙어가고 있다”면서 “오늘이 바로 내가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젊은 날”이라고 강조했다.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오늘이 내가 사는 가장 젊은날

행복하게 사려면 노력이 필요

나라는 존재는 비교대상 없는

유일자라고 자각하는 건 ‘핵심'

자식에게 존경받고 부부 간에도 

서로 존경할 수 있는 아내 남편 

있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

나를 바꿔 붓다가 되는 게 아닌

이 현재 그 자체로 붓다가 돼야 

인간은 궁극적으로 행복하기 위해 산다. 예전에는 오래 사는 게 꿈이었지만, 지금은 장수가 기본이다. 예전과 다르게 다들 오래 사는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즐겁게 살 수 있을까. 인간은 왜 사는가, 무엇이 목적일까. 대부분 돈을 좋아하지만 돈만 갖고는 살 수 없다. 돈이 많으면 좋겠지만, 돈이 많다고 모두가 다 행복한 것은 아니다. 

10년만 젊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그때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지금도 안하게 되어 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절대 바뀌지 않는다. 이런 생각을 하기보다, 그 나이에 맞는 뭔가를 찾아서 하면 된다. 10년만 젊었으면 하고 말할 때도 이미 늙어가고 있다. 진짜 모진 사람이 아니면 숫자로부터 벗어나기 힘들다. 아무리 굳은 결심을 해도 봐주지 않는다. 인생이 그런 것이다. 오늘이 바로 내가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젊은 날이다. 니코마스 윤리학에 보면 돈이라는 것은 수단일 뿐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행복하려고 산다. 행복의 가치는 약간씩 다르다. 그래서 행복은 주관적인 것이다. 

나름대로 맞는 행복을 찾는 공부를 하면 된다. 그걸 발견할 수 있으면 나이가 들어서도 행복할 수 있다. 젊어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있고 나이 먹어서 할 수 있는 게 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다 똑같을 수는 없다. 젊었을 때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나이를 먹으면 여행을 다니고 더 나이 먹으면 기도를 하라. 이런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젊었을 때 공부하라는 것은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뜻이 아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공부 가운데 학교 공부뿐만 아니라, 하나는 돈을 벌기 위한 공부, 하나는 인생을 즐기기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 여러분은 공부를 떠올리면 돈을 벌기 위한 공부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사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행복하고 만족하고 사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 예술이나 문학 이런 것들이 삶의 지침이자 공부가 된다. ‘만권의 책을 읽고 만리를 여행하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 

전 세계에서 유명한 그림 하나가 모나리자인데 모나리자 뒤에는 산수화가 있다. 동아시아 그림의 경우 산은 큰데 비해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자세히 보면 사람은 숨어있다. 사람의 형태는 뚜렷하지 않다. 그래서 말 그대로 산수화다. 반면 유럽 그림은 인물이 중심점이고, 자연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있다. 요즘도 사진을 찍으면, 동아시아 사람은 최대한 전체가 나오게 한다. 유럽 사람들은 배경은 중요하지 않고 인물을 크게 찍는다. 이처럼 동아시아에서는 집단 안에서의 나라는 개념이 존재하고, 전체를 집단 단위로 본다. 

집단이라고 하는 게 사실 편안함도 주지만 자기라는 부분을 내세우지 못하면 피곤해지기도 한다. 자기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면 행복도가 떨어진다. 휘둘리기 쉽다는 뜻이다. 여러분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자기에 대한 생각 조금씩만 더 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안해본 사람들이어서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자녀분들은 다 그렇게 하고 살 것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개인주의로 다 바뀌었다. ‘나’라고 하는 부분을 조금씩만 생각하면 인생은 훨씬 행복해 질 수 있다. 

태양의 현재를 우리는 볼 수 있는가. 사실 우리는 태양의 과거만 보고 있다. 북두칠성도 마찬가지다. 각각의 시간대 속에 존재하는 것만 본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다. <금강경>에서는 ‘과거심불가득 현재심불가득 미래심불가득’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에 대한 직접적인 것을 인지할 수 없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느냐. 모든 것들은 다 개별적으로 존재한다. 제가 지금 여기서 동시에 50명, 100명 본다고 하지만 사실은 다 개별적으로 보고 있다. 모두 다 다른 시간대에 놓여있다.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지 집단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개별성은 비교대상이 아니다. 비교가치가 없으면 절대가치가 되고 절대가치가 되면 행복하게 된다. 우주에서 유일한 존재, 유일성은 바꿔 말하면 완전성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국에서 사람은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희소성에서 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루이비통을 전 국민에게 보급한다면 (이 물건은) 갑자기 쓸모가 없어진다. 특수성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여러분은 전 우주에서 유일한 특수성을 갖고 있다. 이를 자각하면 행복하다. 비교를 하기 시작하면 행복할 수 없다. 사람이 자존감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남들을 집적거리고 다니는데, 그러면서 자존감이 떨어지게 된다. 

우리나라 교육이 잘못됐기 때문에,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공부하는 사람은 세종대왕, 칼 쥔 사람 이순신이라고 답한다. 전 국민이 한 두 사람만을 찍어 존경하는 인물을 꼽는 집단은 거의 없다. 누구를 존경하느냐고 물으면 ‘부모님이요’라고 답해야 행복한 나라이다. 세상에서 남의 돈은 전부 대가를 치러야 한다. 부모님은 뒤끝도 없고 AS 기간도 없다. 그렇지 않은가.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식에게 존경받고, 부부 간에도 서로 존경할 수 있는 아내와 남편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자신 스스로 안 움직여야 한다. 자존감이 있어야 하고 중심이 서야 한다. 

자식 또한 ‘우리 어머니 정말 모르고 계시네’ 하는 무시하는 생각을 가져선 안 된다. 맹자는 사람들은 집에서 기르던 개나 닭을 잃어버리면 찾으려고 눈을 뒤집는데, 너 자신을 잃어버리고는 찾을 줄을 모른다고 했다. 너 자신이 개나 닭만도 못한 것이냐고 했다. 자기 스스로 중심을 잡고 조금씩 맞춰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작게 변화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절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지금 현재 마무리를 잘 해야 그 때가서도, 다시 태어나도 기회가 온다. 흔히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금생에 힘들게 살면 그 다음 생은 반대가 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연속되는 것이다. 극적인 반전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러분, 생각보다 살아갈 날이 많이 남았다. 살아갈 날을 위해 행복하게 살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핵심은 나라는 존재는 비교대상이 없는 유일자라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깨달음이다. 내가 유일자라고 하는 유일성은 곧 완전성이다.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선에서 말하는 견성성불은  나를 바꿔 붓다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현재 그 자체로 붓다가 되는 것이다. 이것저것 기웃거리다 보면 한도 끝도 없는 것이고, 몇 가지만 외워서 실제로 실천해 보시라. 행복이라는 것은 절대가치가 아니라 상대가치다. 내가 느끼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유일성에 대한 자각, 또 하나는 현재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 그 두 가지를 잘 기억하면 된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다.

그 기간을 스스로 책임지는 설계, 연금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한 중장기적인 행복설계가 필요하다. 거기서 기쁨을 찾을 수 있는 인생이 되기를 바란다. 

[불교신문3246호/2016년11월5일자] 


 

정리=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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