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넋 기리는 천도재 처음 열려

조계종 총무원이 10월27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10‧27법난 천도재 및 36주년 기념법회’를 봉행했다.  이번 법회에는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천도재로 함께 열렸다. 사진은 천도의식 중 하나인 봉송의식.

한국 불교 오욕의 역사인 10‧27법난의 아픔을 되새기고 희생자들을 넋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오늘(10월27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10‧27법난 천도재 및 36주년 기념법회’를 봉행했다. 10‧27법난은 1980년 10월27일 신군부가 불교계 정화를 명분으로 스님과 종단 관계자를 강제 연행해 가혹 행위를 저지르고 전국 사찰을 일제 수색한 사건이다. 종단은 희생자들의 고통을 기억하고 역사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해마다 기념 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이날 법회에서는 법난으로 숨진 희생자들의 영가를 달래기위한 천도재도 처음 열렸다. 천도재는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가 법난으로 숨진 희생자와 그 가족을 위한 추모의 시간을 갖고자 제안해온 기념 사업 가운데 하나다. 피해자와 그 가족을 비롯해 참가자 200여 명은 묵념과 천도의식을 통해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 위원장 지현스님이 대독한 기념사에서 “국가폭력으로 고통을 받아 유명을 달리하신 영가들께서 부처님의 가피를 입어 원왕생하옵기를 기원한다”며 “오욕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종단에서 앞으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위법망구의 정신으로 매진할 것”이라고 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특히 10·27법난 기념관 건립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다시는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 불자들은 언제나 법난을 기억하고 국민에게 알려야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명예회복심의위원회가 피해자 인정, 의료지원금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며 노력해온 만큼 기념관 건립이 차질없이 회향돼 역사가 올곧게 설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중의 한 명인 월정사 부주지 원행스님은 법난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엄숙히 기도를 올리던 부처님 도량에 총과 칼을 든 군인들이 난데없이 들어와 법당을 군홧발로 짓밟았다”며 “28년이라는 세월이 흘러서야 법률이 제정돼 스님과 불자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반이 어렵게 마련된만큼 기념관 건립을 비롯한 사업들이 부처님전에 여법하게 회향되길 기원하겠다”고 발원했다.

한편 이날 법회에는 총무원 사회국장 지상스님, 조계사 부주지 담화스님, 원용기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을 비롯해 피해자 스님과 유가족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법회는 10.27법난 희생자를 위한 묵념, 기념사, 인사말, 헌화, 헌향, 천도재 등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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