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보공양은 복전을 일구는 선업  지난 18일 국화가 만발한 서울 조계사 앞마당에서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스님<사진 가운데>을 비롯한 중앙종무기관 종무원들이 한국불교 미래를 밝히는 승보공양운동에 두루 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승보공양은 스님을 스님답게 모시는 재가자의 진정한 신행’,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것은 불교의 오랜 전통입니다’ 등이 적힌 홍보 피켓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스님

요즘 조계종단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가 승려복지다. 많은 이들이 평생 수행과 포교에 전념한 스님들이 노후에 의지할 곳조차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승려노후복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진정한 승려복지는 스님의 출가에서 입적까지 출가자의 삶 전반을 책임지는 것이어야 한다. 이는 조계종이 승가공동체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발심출가한 스님의 교육부터 주거, 의료비 등 생활전반을 책임짐으로써, 스님들이 수행과 전법, 포교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만 스님도 불교도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를 위해서는 종단은 물론 사찰, 스님과 신도들이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종단의 스님들을 보면 세속의 삶과 다름없이 생활비나 병원비, 살 곳을 걱정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평생 중생교화에 매진했지만, 늙고 병들어 의탁할 곳이 없는 스님들의 소식을 접할 때면 출가자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보리를 구하고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원력으로 출가했으나, 출가의 대자유를 체감하기는커녕 삶에 대한 고민이 커진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일 수밖에 없다. 스님들 각자가 자신의 생활과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현실에서 수행이나 포교, 복지, 사회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헌신하는 출가자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종단은 한국불교가 바로 서기 위해서 승려복지가 전제돼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종단이 출가자의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기본 조건을 충족시켜주면 스님들은 자연스럽게 수행과 전법에 매진할 것이고, 종단에 대한 소속감도 높아질 것이다.

종단의 승려복지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사찰과 스님, 신도들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

교구본사는 물론 말사까지 승려복지를 위한 분담금을 내고, 스님들 역시 승가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적은 금액이라도 승보공양 동참을 통해 도반과 나를 위한 승려복지기금모연에 적극 참여하여야 한다. 또한 불자들도 승보공양운동에 신심과 원력을 더 내주기 바란다. 현재 각 포교사단의 포교사들과 신행단체 회원들이 CMS 후원을 통해 승려복지기금 모연에 동참하는 것처럼, 신도 개개인이 3,300원, 5,000원 적은금액이라도 후원한다면 작은 물방울이 모여 강을 이루듯  차근차근 적립된 공양금은 종단과 교구본사를 통해 모든 스님들에게 병원비, 요양비, 노후를 위한 국민연금보험료에 지원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스님들이 각자도생하는 시스템이면 출가자 확대도 어렵고, 설사 출가했다고 해도 스님들이 수행과 전법교화에 매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불교가 현대사회에서 제 역할을 담당하고자 한다면 승려복지가 선행돼야 하고 그러다보면 종단구성원들의 결속력도 높아지고, 스님들의 사회적 역량도 확대될 것이다. 사찰과 스님, 불자들이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보시하고 권선해주길 부탁드린다.  

[불교신문3243호/2016년10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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