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와빠룰의 우파니샤드

배철진 지음/ 자유문고

“꽃을 억지로 피게 할 수 없고, 사랑을 강요할 수 없듯, 전체성은 쟁취할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다. 그것은 때가 무르익으면 스스로 다가온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손님과 같다. 그러나 손님이 이유없이 오지는 않는다. 우리의 노력이란 손님이 편안히 지낼 환경을 만다는 것이다. 그것은 불필요한 편견과 이미지를 깨끗이 정리하여 없애는 작업이다.” 

<우파니샤드>는 힌두 성자들의 가르침을 담은 책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인도인의 정신과 지혜가 담겨 있는 인도정신문화의 뿌리이기도 하다. 

또 서구 철학자들이 근래들어 관심을 갖는 분야이기도 하다. 기원전 1000년 경 편찬된 이 책은 불교의 가르침과 만나 더욱 풍부해졌다.

저자는 <우파니샤드>에서 69개의 가르침을 뽑아, 한국 유학생 지니와 인도처녀 빠룰이란 가공의 인물을 통해 이를 설명한다. 그 둘의 대화를 통해 인공지능이 비록 고도의 지능과 감정, 자아의식을 갖는다해도 결코 인간을 넘을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를 통해 인류가 자신의 존엄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 방향을 제시한다.

“일요일, 샤르마의 명령이 떨어졌다. 세차다. 빠룰과 쉬바는 손과 발을 둥둥 걷고, 비누거품을 바르고, 물을 뿌린다.” 

거품칠에 재미가 없어진 쉬바가 갑자기 누나 빠룰에게 물 공격을 한다. 달아났던 빠룰이 바가지에 물을 담아와선 쉬바에게 확실한 복수를 하고 달아난다. 이를 보고 있던 지니에게 누군가 묻는다. ‘뭘 해요?’ 지니는 ‘행복을 먹고 있어요’ 라고 답을 한다. 저자는 이처럼 소소한 일상에 진정한 행복이 곁들여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 배철진 박사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가톨릭신학대에 입학해 사제의 길을 걷다가 ‘신앙과 생각이 사제로 적합하지 않아’ 가톨릭교회에서 추방됐다. 이후 수행자를 찾아 히말라야를 돌아다니고, 미얀마에서 출가도 했다. 지난해 인도에서 요가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집중과 물러남의 요가철학>을 저술한 바 있다.

[불교신문3243호/2016년10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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