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신,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
소규모 수렵채집 집단이던 인류는 어떻게 거대 집단을 만들고, 오랜 기간 확장하고 유지할 수 있을까? 친족이라는 친밀함의 경계를 넘어 거대 집단이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묶어둘 수 있었던 구심점은 무엇일까?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결속 아래 조직되어 있는가?
사회화의 기원을 묻는 이런 물음은 역사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있었다. 또한 무수한 종교학자, 사회학자, 심리학자들이 그 답을 찾아 수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레바논 출신으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그는 사회라는 거대한 집단을 결속하는 힘이 무엇이며, 그 힘은 우리를 어떻게 협력하게 만들었는지 연구했고, 종교의 관점에서 그 답을 제시한다. 신앙의 대상이기만 했던 종교가 인간의 사회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거대한 집단에 거대한 종교가 필요했고, 거대 종교의 성장을 위해 거대한 사회가 필요했던 관계에 대해서 들여다본다. 더 나아가 종교가 거대 사회의 원동력이라는 주장에 대한 설득력 있는 여덟 가지 믿음을 말한다.
또한 종교를 넘어 심리학, 사회학 등 여러 학문 분야를 넘나들며 종교의 탄생과 발달, 사회의 기원에 대해 밀도있게 보여준다.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초자연적 감시자의 성격과 역할, 신앙인과 무신론자의 관계, 과도한 신앙행위가 사회에 불러오는 효과와 필요, 종교 간 경쟁의 양상, 제도와 문화가 공정하고 선진화된 사회에서 종교의 약자 등 역사의 시간 동안 꾸준히 모색된 사회와 종교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답을 제시하는 한편, 21세기 미래의 종교현실과 역할에 대해 진진하게 묻는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슬람교, 기독교뿐 아니라 모르몬교나 오순절주의는 그 세력을 빠르게 확장한 반면 어떤 종파는 왜 그 세력을 확장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는지? 나와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보다, 동성애자보다, 왜 무신론자가 신앙인 사회에 더 위협적인 존재인가? 이 책은 인간이라면 가지게 되는 이 근본적인 질문의 답을 흥미진진하게 알려준다.
[불교신문3241호/2016년10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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