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쓸기

리샤오쿤 글·그림/ 흐름출판 

선(禪) 수행으로 내공을 다진 대만 출신의 수묵화가 리샤오쿤이 동자승의 일상생활을 그린 시화집 <마음 쓸기>를 출간했다. 

저자는 대만 타이베이 예술대학 미술과 전임 부교수로 재직하며 40년간 강단에서 미술교육에 헌신한 작가로 작품 활동과 학문연구에서 모두 성과를 거둔 다재다능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는 오랫동안 선을 화두로 수행하며, 깊은 선심(禪心)이 작품 속에 녹아 있는 만큼 깊은 깨달음을 이끌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저자가 최근 선보인 <마음 쓸기>는 마당 쓸기, 차 마시기, 졸기, 버스 기다리기, 비 피하기 등 동자승의 일상생활을 그린 선화 58폭에 짧은 선시를 덧붙인 형태다. <인간복보(人間福報)>에 5년 가까이 연재한 칼럼의 정수만을 모아 집대성한 것으로 선화, 선시, 선어로 구성돼 있다. 그는 책 여는 글을 통해 “누구나 두 개의 내가 있는데, 하나는 본아(本我)이고, 또 하나는 자아(自我)”라며 “본아는 초심이자 슬픈 마음이며, 자아는 사회에 구속당하는 마음”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이어 “자아를 버리고 본아에 집중하려면 일상을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우리가 바른 생각과 마음을 내놓았을 때 우주는 우리에게 영혼의 피톤치드를 선물할 것이며, 이것이 바로 <마음 쓸기>의 본질”이라고 덧붙였다. 

이 책은 무아(無我), 마당 쓸기, 글씨 쓰기, 차의 선, 천지, 인간 세상, 생사, 도를 묻다 등 총 8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인의 시 속 한 구절, 스승과 제자의 대화, 선문답, 작가의 자작시 등 어느 하나 빼놓을 것이 없다. 더욱이 책에 수록된 그림은 화풍이 고상하면서도 담백하며, 대만 특유의 소박함과 고즈넉함이 담겨 있어 눈여겨 볼만하다. 그림과 함께 쓰인 글씨는 고상하면서도 담담한 정취가 흐른다. 그림 곳곳에 등장하는 동자승은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머금고 내면의 작은 아이를 볼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 준다. 지난 1996년 글로벌 중화문화예술 신전상(薪傳賞)을 수상하고 세계 주요도시에서 전시회를 연 저자는 “그림 속 동자승은 바로 나의 모습”이라며 “내가 살면서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시 속에 담았다”고 전했다. 

[불교신문3239호/2016년10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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