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香)은 

수행과 원력에서 나온다

특히나 계율을 지키는 것이 

그 모든 것의 시작이 되는데 

계와 정 그리고 혜를 길러야 

해탈하게 되며

다른 이를 깨달음으로 이끄는 

해탈지견이 밝아져야 

비로소 법의 향기가 풍긴다

요즘 젊은이들은 소셜미디어(SNS)에 사진을 남기며 힐링하러 왔다는 해시태그를 꼭 첨부한다. 세상의 번다한 일을 자연속에서, 또 부처님 품 안에서 잠시나마 잊고 마음을 정화하기 위하여 절에 다녀가는 것이리라. 그리고 절에서 맑은 바람결에 스치듯 나는 향내가 좋다는 글도 많이들 쓴다.

그럼 그 향은 어디에서 왔으며 어느 분이 전해주신 것일까? 신라에 불교를 처음 전한 분은 묵호자 아도화상이다. 많은 분들이 지나치고 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아도화상은 불교 뿐만 아니라 향(香)의 쓰임새와 사용법을 최초로 전해주신 분이다.

당시에 양나라의 사신이 신라에 향을 예물로 보내왔으나 그 사용법을 아는 사람이 없어 걱정해오던 중 모례장자의 추천으로 궁에 들어가 향의 사용법을 알려주길 “향을 불에 태우면 향기가 그윽하여 신성하기가 이를 데 없고 소원을 빌면 반드시 영험이 있다”고 했다. 이에 눌지왕의 공주인 성국공주가 큰 병이 들어있었는데, 왕이 아도화상에게 치료를 청하니 아도화상이 칠일간 향을 피우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니 신통하게도 공주의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

이때부터 신라는 향의 쓰임새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으며, 이후 신라 최초의 절인 도리사에서는 아도화상에 향공양을 올리면 병이 낫는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와 많은 이들이 향을 피우고 있으며, 향의 원류라 향도(香道)를 공부하시는 분들도 특별히 찾아오고 있다.

향은 예전 기록을 보면 더운 지방인 이집트나 인도에서 처음 사용됐다. 인도에서는 종교행사시 향을 피웠으며, 또는 벌레를 쫓거나 악취를 없애는 실용적인 용도로 사용됐다. 이집트에서는 태우는 향은 종교의례에서 사용하고, 바르는 향은 땀과 같은 악취를 지우기 위해 사용했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아기예수의 탄생 시 동방박사들이 유향을 가져온 이후로 교회에서 늘 유향을 피워 나쁜 것을 쫓아내는 벽사의 의미로 사용했으며, 아시아에서 향은 냄새로 부정을 쫓고 정신을 맑게 하며 신과 통하는 것이라 여겨 하늘에 올리는 제사에는 꼭 필요한 것이 됐으며, 명상을 할 때도 향을 피우거나 다른 사람을 만날 때 주머니에 담아 몸에 차기도 했다.

불교에서 향은 육법공양(六法供養) 중 두 번째 공양물로 육바라밀 중 지계를 의미한다. 특히 매일 올리는 예불문 중 오분향(五分香) 속에 그 의미를 담고 있다. 오분향은 계, 정, 혜, 해탈, 해탈지견을 말하는데, 오분향의 끝에 ‘향’자를 붙인 것은, 세속에서 가장 값진 물건이며 궁극적으로는 향의 고귀함을 마음에 심는다는 데 그 뜻이 있다.

첫째 계향이란 부처님의 행이며, 승가의 규범과 의무사항을 의미한다. 둘째 정향이란 모든 것이 멈춰진 고요한 안정상태에 이르러 번뇌가 사라지는 것을, 셋째 혜향이란 정에 들어 번뇌가 사라져 지혜의 향기가 드러나는 것을 말한다. 넷째 해탈향이란 모든 번뇌, 고통, 어려움 등의 문제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말하는데, 자신의 삶을 긍정적이고, 새롭고, 밝고, 맑은 마음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진정한 해탈의 향기이다. 다섯째 해탈지견향이란 해탈에 대해 명확히 아는 것으로, 나와 더불어 모든 사람들의 해탈을 함께 성취하려는 중생제도의 원력을 의미한다.

이처럼 향은 수행과 원력에서 나온다. 특히나 계율을 지키는 것이 그 모든 것의 시작이 되는데 계와 정 그리고 혜를 길러야 해탈하게 되며, 다른 이를 깨달음으로 이끄는 해탈지견이 밝아져야 비로소 법의 향기가 풍긴다.

그 아름답고 향기로운 법향이 풍겨야 젊은이들이 힐링하려고 와서 번뇌를 소멸시키는 법의 향기를 맡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을 내려가게 될 것이다.

[불교신문3236호/2016년10월1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