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가 흥하면 수재와 지진이 발생했다는데…

팔부신중의 하나였던 ‘아수라’

후에 하늘과 싸우면서 ‘악신’돼

아귀 지옥 난장판으로 전해져

유례없는 지진이 계속되면서 “한반도가 아수라장이 됐다”는 소식이 자주 들린다. 스타 배우 정우성 등이 출연하는 영화 ‘아수라’도 곧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아수라는 지옥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악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흔히 전란이나 싸움으로 물건이 뒤엉켜 있거나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모습을 말할 때 아수라장이라고 한다. 처참하게 된 곳 또는 난장판 등을 뜻하기도 한다.

아수라는 본래 산스크리트어 ‘asur’를 소리나는 대로 풀이한 말이다. 중생이 윤회하는 천(天), 인(人), 아수라(阿修羅), 아귀(餓鬼), 축생(畜生), 지옥(地獄) 가운데 한 곳을 가리키기도 한다. ‘아소라’ ‘아소락’ ‘아수륜’ 등으로 표기하며 줄여서 ‘수라(修羅)’라고 한다. 수라는 ‘추악하다’라는 뜻이다.

인도의 서사시 ‘마하바라타’에는 비슈누신의 원반에 맞아 피를 흘린 아수라들이 공격을 당해 아수라들의 시체가 산처럼 겹겹이 쌓여있는 모습이 나온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를 아수라장이라 부르는 것도 여기서 유래됐다. 때문에 눈 뜨고 볼 수 없는 흐트러진 현장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수라는 본래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8명의 수호신인 팔부중(八部衆)의 하나로 고대 인도신화에 나오는 선신(善神)이었는데 후에 하늘과 싸우면서 악신(惡神)이 됐다고 한다. <정법염처경> 아수라품에서는 아수라와 하늘과의 싸움에서 인간의 선악(善惡)이 그 승패의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가 하늘과 싸울 때 하늘이 이기면 풍요와 평화가 오고, 아수라가 이기면 빈곤과 재앙이 왔다고 한다. 아수라가 이기면 수재와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 때 하늘과 아수라의 승패는 인간의 심성에 좌우된다. 즉 인간의 심성이 선하면 태양이 이기고 인간의 심성이 악하면 아수라가 이긴다는 것이다.

아수라는 성미가 급하고 욕심 많은 존재다. 천재지변이야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막을 수 없다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진의 원인 중 하나로 핵실험을 지목하고 있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으로 인한 환경파괴도 결국 지진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늘의 신 제석천은 항상 전쟁터에 나가는 여러 신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라. 그리하면 싸움터가 아수라의 장(場)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니라.”

[불교신문3235호/2016년9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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