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사, 한국근·현대 선사 진영전

경허스님에서 혜월, 향곡스님

성철, 진제스님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선사 진영 새롭게 조명

 

10월1일부터 21일까지 전시

일본에서 ‘해외전’도 마련돼

“전통 계승…현대기법 반영” 

팔공총림 동화사는 오는 10월1일부터 21일까지 경내 법화보궁에서 홍나연 작가의 ‘한국 근·현대 선사 진영전’을 연다. 사진은 월산스님과 서옹스님.

우리나라 선불교 중흥조로 꼽히는 경허스님에서 혜월, 운봉, 향곡스님과 그 법맥을 계승한 현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고승들의 진영을 한자리에서 만나보는 전시회가 열려 주목된다.

팔공총림 동화사는 오는 10월1일부터 21일까지 경내 법화보궁에서 ‘한국 근·현대 선사 진영전’을 연다. 동국대 불교회화과를 졸업한 중견화가인 홍나연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회는 경허스님으로부터 이어지는 선맥과 근현대 선불교를 진작시키며 한국불교사의 큰 족적을 남긴 어른들을 전통 위에 현대미술의 기법을 반영해 새롭게 조명한 것이 특징이다. 더욱이 동화사의 대표적인 축제인 ‘승시’와 3년 만에 다시 열리는 ‘간화선대법회’와 함께 열려 행사 의미를 더하고 있다.

불보살의 존상과 함께 선사들의 초상도 단독상으로 그려졌는데, 이러한 초상화를 진영(眞影) 또는 영정(影幀)이라고 한다. 이는 스승이 입적한 뒤 존경과 추모의 정을 담아 스승의 모습을 재현하고자 제작하거나, 사자상승(師資相承)의 증표로 역대 스승의 체계를 세움으로써 종파와 사찰의 입지를 분명히 하는 목적에서 조성됐다. 홍나연 작가는 “터럭 한 올까지 그대로 표현했던 옛 진영 작가들의 전통은 계승하고 오늘날의 시대성과 현대의 미감의식을 반영해 창조적으로 재창작했다”면서 “이는 현대, 혹은 미래의 대중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진영을 본질적인 권계(勸誡)의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진정한 이 시대의 진영으로 나아가기 위함”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성철스님과 향곡스님이 각각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

이번 전시회에서는 경허스님을 필두로 혜월스님, 운봉스님, 향곡스님, 만공스님, 경봉스님, 혜암스님, 서옹스님, 석우스님, 동산스님, 전강스님, 석암스님, 진제스님 진영 등 모두 18점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한국불교에 큰 획을 그은 월산스님과 서옹스님, 향곡스님과 성철스님이 각각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홍 작가는 “각 문중에 흩어진 근·현대 선사들의 실제 모습이 담긴 자료들을 모으고 분석해 생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역점을 두고 밑그림을 새로이 출초했다”면서 “더불어 선사들의 독자적인 사상세계와 전신(傳神)을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남겨진 선사들의 어록과 행장기들을 심도 있게 고찰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와 더불어 일본에 우리나라 진영의 우수성을 전하는 해외전도 눈여겨 볼만하다. 오는 11월2일부터 8일까지 일본 니가츠가와시 갤러리, 11월22일부터 27일까지 나고야시 시정자료관, 내년 1월 오사카시 한국문화원에서 잇달아 진영전을 연다. 특히 나고야시 시정자료관은 옛 헌법재판소를 미술관으로 개조한 곳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헌법재판소에서 나라를 잃은 설움으로 무고한 죄를 입고 순국한 독립운동가들의 넋을 선사들이 위로하는 위령제 의미도 담고 있다. 또 내년 초 한국문화원에서 열리는 전시는 재일 한국인들의 기상을 살리고 희망찬 새해를 열어주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회 관계자는 “동화사에 봉안된 불보의 상징인 진신사리와 법보의 상징인 초조대장경 복간본과 더불어 승보의 상징인 진영이 모셔져 불법승 삼보가 모두 나투는 의미 깊은 전시가 될 것”이라며 “동화사 전시 이후 우리나라 선사 진영들의 행보 또한 시사하는 바가 큰 만큼 사부대중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불교신문3235호/2016년9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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