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평사 관룡사 천축사 고운사…

사찰마다 형형색색 축제 준비

취향따라 골라서 가족과 함께

 

“구절초꽃은 아름답되 요염하지 않고 소박하되 고결한 멋이 숨쉬는 ‘보살’과도 같은 꽃입니다. 지친 가슴을 보듬어 다독여 줄 구절초꽃에 안기어 가을빛 들꽃향기에 흠뻑 취해 가을산사의 소리에 푹 빠져 보시죠.” 세종 영평사(주지 환성스님)가 구절초 꽃축제를 앞두고 불자들을 손짓하는 홍보문구다. 된장 고추장 맛나기로 유명한 영평사에 가을내음을 맡으러 당장 달려가고 싶게 한다.

덥지도 아주 춥지도 않은 이 계절에 산사의 꽃과 바람은 설렘과 더불어 충만한 행복을 선사한다. 소통이 부족해 서로 말걸기조차 불편해진 아들과 아버지도 좋고, 싸우는게 싫어 자꾸만 피하는 부부도 좋겠다. 10월의 산사에서 굳게 닫힌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고 팍팍했던 삶을 잠시 내려놓은 채 자연에 마음을 맡겨보면 어떨까.

영평사의 구절초 꽃축제는 오는 10월1일부터 9일까지 열린다. 행사기간 내내 뜨끈한 국수를 무료로 맛볼 수 있고 구절초차도 시음이 가능하다. 아이들을 겨냥한 단주만들기나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특히 첫날인 10월1일은 세종시사암연합회 산사음악회로 장식된다. 개그맨이 사회를 보고 성진우, 한경일 등 대중가수들이 무대에 오르고 성악가와 국악관현악단도 가을산사를 아름다운 선율로 수놓을 예정이다.

‘꽃보다 혜민스님’이란 말이 있다. 우리 시대의 멘토 혜민스님을 가까이서 만나고 싶다면 10월3일 창녕 관룡사(주지 우현스님)로 달려가면 된다. 관룡사 개산 1667년을 기념하는 이번 행사 이름은 ‘제4회 혜민스님과 함께하는 마음 나눔 콘서트’. 관룡사 삼장탱화 점안법회도 이날 함께 열린다. 오전11시엔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영배스님이 법문하고, 점심공양 후 오후2시부터 혜민스님이 대웅전 앞 특설무대에 오른다. 관룡사 주지 우현스님은 “절망과 두려움의 먹구름이 가득한 세상에 단 하루만이라도 희망과 위안의 파란 하늘이 열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하늘이 열려 내 안의 붓다를 만나는 인연을 맺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찰음식은 제법 대중화 궤도에 올랐지만 ‘사찰발효음식’은 일반에 아직 낯설다. 오는 10월8일 ‘고운사 사찰음식 문화제’는 그래서 특별하다. 의성 고운사(주지 호성스님)는 이날 문화제에서 ‘사찰발효음식의 현황과 사업화 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도 연다. ‘고운 소식(小食), 소찬(素餐)의 향연’을 주제로 한 사찰음식전도 볼거리다. 16교구 말사들이 각각 내놓는 사찰음식 체험행사도 눈길을 끈다. 음식문화체험 뿐만 아니라 인기가수 현숙, 이애란, 김종환 씨 등이 출연하는 산사음악회도 개최된다.

서울 도봉산에 있는 천축사(주지 함결스님)는 오는 10월9일 ‘천년의 염원-산신대재’를 봉행한다. 천축사 석담석가탑 낙성식과 불사회향을 겸해 열리는 이날 산신대재는 오전8시 이른 시간에 산신재를 올리고 나서, ‘2016 천축니르바나 전국 사진촬영대회’가 개최된다. 스마트폰이 생활화되면서 사진촬영은 더 이상 전문가의 영역이 아닌 만큼 역량있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예상된다. 접수는 당일 현장 천축사에서 받는다.

합동 영가천도재인 영산대재를 중심으로 한 제주 관음사(주지 허운스님)의 한라산 영산대재는 올해부터 ‘제주도민 모두의 야단법석의 장’이 된다. 관음사는 오는 10월2일 ‘제17회 한라산 영산대재 및 자비실천 평화발원 대법회·산사음악회’를 대대적으로 봉행한다. 재단법인 불교자비원을 후원하는 자선바자회를 시작으로 오후2시부터 한라산 영산대재가 거행된다. 세계유네스코등재 국가문화재 제50호 영산재 보존회 일운스님 외 법패단이 집전에 나선다. 오후4시경에는 자비실천 평화발원대법회를 개최하고, 오후 5시30분부터 임수민 KBS아나운서의 사회로 산사음악회가 열린다. 경기민요국악인 김영임 씨와 가수 박강성 씨, 노래하는 도신스님 등이 무대에 올라 제주도의 가을밤을 아름답게 물들일 예정이다.

[불교신문3235호/2016년9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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