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작은 변화가 결국 큰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N. 로렌츠가 처음 발표한 이론으로, 카오스(혼돈) 이론으로 정립되면서 현대과학의 많은 난제를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나비효과 이론을 습관변화에 적용하는 연구가 늘고 있다. 매일 작은 노력이 몸에 습관으로 익혀지면, 수십년간 유지됐던 생활 전체가 변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삼칠일(21일) 기도와 같은 숫자인, 21이란 숫자가 변화의 주기로 소개된 것이 이채롭다.

미국의 의사 맥스웰 몰치는 저서 <성공의 법칙>에서 ‘무엇이든 21일만 계속하면 습관이 된다’고 말한다. 인간의 뇌는 반복된 행동에 대해 저항을 하지 않는 반면, 새로운 환경에는 저항을 명령한다고 한다. 그 생체 시계가 교정되는데 최소한 21일이 필요하며, 이후에는 새로운 행동을 의식하지 않아도 습관이 된다는 연구결과다. 작은 습관 변화를 위한 예로, 늦은 시간 무의식적으로 냉장고를 열어 무언가 먹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 냉장고를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으로 옮기라고 권한다. 한두 번 건너뛰다 보면 21일이 지난 이후에는 냉장고가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어도 늦게 먹는 습관이 사라진다고 한다.

조상들이 정성을 기울여 기도할 때 삼칠일 기도를 가장 기본으로 삼았다. 100일 기도, 1000일 기도는 삼칠일 기도의 연장이다. 매일 108배 기도를 서원하고서 채 며칠 안 돼 포기하는 것, 명상을 시작했다가 보름 만에 포기하는 사람 등을 자주 대한다. 확고한 결심을 갖고 시작하지만, 이런저런 핑계거리가 생기고 좀체 실천이 어렵다고 말한다.

이럴 때 습관을 바꾸는 최선의 방법에 대해 전문가들은 명상을 권한다. 건강 운동법인 ‘알렉산더 테크닉’을 소개한 최현묵 작가는 “무리하게 운동에 집중했다가 며칠 이내 포기하는 이유는 습관이 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습관을 고치는 방법으로 명상을 하라고 조언한다. 삿띠 수행법을 제시하고 있는 범일스님도 “처음에는 하루 중 한번 이상 명상을, 점차 익숙해지면 정해진 시간에 명상을 하라”고 권한다. 처음 명상을 하루 일과 중 하나로 시작하지만, 시간을 정해서 하게 되면 명상시간을 중심으로 하루 일과가 짜여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느 새 수확의 계절 가을이다. 한해의 끝을 향해 가는, 얼마나 불자답게 수행하고 있는가 돌아볼 시점이다. 아직 마음의 수확이 없다면 ‘크게 수행’ 하려고 하기보다 작은 습관을 가져보길 권한다. 부처님께서는 “나쁜 습관을 고쳐 바른 삶을 살아라”는 가르침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불교신문3235호/2016년9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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