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자신의 이득보다

타인의 이득을 위해 노력하는

기부와 봉사·자비실천 등…

타고난 이기적 충동을

억누르는 것만

훌륭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써

이미 기뻐지는 것이며

그 행복함은 우리 신체의 뇌에

이미 학습된 채로

내재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건강과 생체에 관해 미국에서 가장 다양하고 왕성하게 연구를 하고 있는 단체는 단연 미 국립보건원(NIH)이다. 1790년대 군병원을 기반으로 발전한 이 보건원은 국립 암연구소, 국립 인간게놈연구소, 국립 노화연구소, 국립 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 등 많은 연구소를 거느리고 있으며, 공공연구소 뿐만 아니라 전국의 2500개 의대와 의학연구기관에서 진행되는 5만여 건의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인간의 뇌도 꾸준히 연구하고 거의 매년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 몇 년 전에도 아주 흥미로운 연구를 내놓은 적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뇌 스캔을 통해 인간은 자신의 물욕을 채우는 것보다 타인을 돕는 행동을 통해 더 큰 쾌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조지 몰과 조던 그래프먼 박사는 상당량의 돈을 기부하는 상황과 자신의 수중에 돈을 그대로 넣어두는 두 상황을 설정한 후 각각 피실험자의 뇌를 스캔한 결과, 기부를 결심하는 순간에 음식이나 성관계 등 쾌감에 반응하는 뇌 부위가 매우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기부 액수를 더 늘릴수록, 뇌의 전두엽 피질의 활성화 수준은 더욱 높아졌다고 한다. 이러한 신경학적 발견은 인간이 자신의 이득보다 타인의 이득을 위해 노력하는 기부(보시)와 봉사·자비실천 등이, 타고난 이기적 충동을 억누르는 것만 훌륭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써 이미 기뻐지는 것이며 그 행복함은 우리 신체의 뇌에 이미 학습된 채로 내재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남을 생각하는 대자대비 이타심과 불성사상(佛性思想)은 ‘뇌 과학적 생물학적 근원’을 갖고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 동물도 동료를 위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실험에서 확인된 바 있다고 소개했다. 한 마리의 쥐에게 먹이를 주는 동시에 옆에 있는 쥐에게 전기 충격을 주었더니, 결국 앞의 쥐가 자기가 음식을 먹을 때마다 고통스러워하는 동료를 보고 아예 먹는 것을 포기해버렸다는 것이다. 이 또한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불성을 지니고 있음을 가르쳐 주신 붓다의 진리를 증명해주는 연구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근래에는 필라델피아 토머스 제퍼슨 대학병원의 신경과 의사이자 제퍼슨 미르나 브라인드 통합의료센터의 연구소장인 앤드류 뉴버그도 대뇌의 전두엽 연구를 통해 이를 재증명해 주고 있다. 붓다는 ‘깨달음의 세계로 건너가는 여섯 가지 사다리(육바라밀)’를 제시하신 적이 있다. 미국에서의 위와 같은 연구결과들은 그 사다리의 첫째가 왜 ‘보시(布施)의 사다리’인지를 확연히 알 수 있게 해 준다. 붓다의 선지적이며 과학적인 가르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머리속의 전두엽이 이렇게 훌륭한 일을 진행하며 붓다처럼 살 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데, 왜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는가? 신경의학자들은 그것은 우리 머리 ‘소뇌 편도체의 하이젝킹(공중납치)’ 때문이라고 말한다. 전두엽이나 두정엽의 자극으로 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아름답게 보며 나누며 살고 싶어 해도, 욕심 때문에 머리속의 편도체가 뇌를 장악해 극도의 스트레스로 비이성적이며 이기적, 동물적으로 살아가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내 두뇌가 편도체에 의해 납치돼 조종당하며 살지 않도록 방어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붓다의 가르침을 가까이 하고 참선과 독경, 남을 돕고 봉사하는 대자대비심으로 살아가려고 하고 후회할 말, 상처주는 말을 줄이고 좋은 말만 해 나가면 편도체가 하이젝킹을 할 수 없게 되고, 그래야 두뇌가 바뀌고 생각이 바뀌어 행동과 인생이 변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성불, 즉 붓다를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불교신문3234호/2016년9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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