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지정문화재 지붕 기와 떨어져, 벽체 균열도

주지 영배스님과 나선화 문화재청장이 9월20일 통도사 경내서 지진피해를 입은 대웅전 기와 복구 작업을 둘러보며 피해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설법전서 누수 현상, 화재 등 2차 피해 우려도

지난 19일 경북 경주에서 또 한 번 지진이 발생해 문화재 피해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과 문화재청이 오늘(9월20일) 영축총림 통도사를 시작으로 경상도 지역 68개 사찰 내 문화재 피해 합동 점검에 들어갔다.

조계종 문화부(부장 정안스님)와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이날 영축총림 통도사를 찾아 지진으로 인한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그 결과 5곳의 지정문화재에서 박락(剝落·칠한 곳이 떨어져 나감) 현상이 발견됐다. 진동으로 인해 국보 제290호 대웅전 지붕 서편 기와 끝부분의 연봉과 수막새 등 일부가 돌출되고 기울어져 있는 것이 확인됐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94호 극락보전 외벽에 새겨진 벽화 ‘반야용선도(般若龍船圖)’ 일부는 떨어져나갔고 곳곳에 갈라짐 현상이 나타났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50호 천왕문, 제 251호 관음전 등에서도 기와 탈락과 벽체 균열 등 지진으로 인한 훼손이 발견됐다. 그러나 경내 전각 가운데 가장 오래된 대광명전을 비롯해 보물 1826호 영산전, 보물 제471호인 봉발탑 등에서는 아직까진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문화재 점검도 시급하지만 무엇보다 사찰을 찾는 신도들이 겪는 불안감이나 사중 스님들이 수행 등의 생활에 겪는 불편함도 문제다. 통도사 설법전에서는 누수 현상이 발생하고 스님이 기거하는 요사채 등에서는 담벼락이 크게 파손돼 내진 보강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합동 점검에 나선 통도사 주지 영배스님은 “아직까지 붕괴 등 큰 위험은 없지만 계속된 지진의 여파로 경내 곳곳의 기와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오래된 목재 건물이 많은 만큼 화재 등으로 인한 2차 피해도 염려된다”고 했다. 스님은 “오래된 전각에 내진 설계를 다시 할 수 도 없는 일”이라며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날 영배스님과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긴급 보수를 위해 투입된 문화재청 직영사업단의 대웅전 보수 작업 현장을 둘러봤다. 현장을 둘러본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조계종과 협업해 조속하게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기와 탈락과 벽체 균열 등을 중점으로 피해 현황을 조사해 더이상 문화재가 훼손되지 않도록 여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화재가 염려된다면 노후한 전기설비를 점검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나 청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조사를 마무리해 전문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복구가 시급한 곳에 직영사업단을 파견, 기와 및 담장 등 긴급 보수 지원에 들어간다. 오는 26일까지 경상권 지역 68개 사찰에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불교문화재연구소 등 총 12명을 4인1조로 구성해 3팀의 조사단을 각각 파견해 현장 점검을 실시한다.

종단에서도 조속한 현황 파악과 복구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현장 점검에 동행한 총무원 문화국장 용주스님은 “사찰과 불자들의 걱정이 큰 만큼 하루빨리 피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관과 협력해 대응책을 구축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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