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이스. 돌람

범람한 강을 맨발로 건너고

소가 있는 우리에서 홀로 잠자며,

밤낮의 시간을 잊은 채

외로운 홀씨처럼 떠돌고 싶다!

꽃과 나뭇잎의 진한 향기에 잠들 만큼 취하고

맑은 저녁 공기에 마음은 관대하고 새로워지리.

달이 밝은 밤에 목청껏 노래하며,

그리워하고 초조해하는 일 없이 떠돌아다니고 싶다!

죽어 잠시 험준한 바위에서 길을 잃은 이들의 불쌍한 영혼

가는 길에 생자의 이름을 부른다면 부르게 하라.

생명의 세상에서 분노로 공격하는 어떤 이보다

조금 더 자애로운 마음으로 산다면 어떠한가.

 

이스. 돌람은 몽골의 시인입니다. 이 시는 걸림없는 삶을 노래합니다. 마치 홍수가 일어난 강처럼 욕망이 넘쳐흐르는 것을 건너가고, 잠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시간의 수량을 헤아리는 일로부터 자유로운 그런 삶을 노래합니다. 동시에 마음은 너그럽고 무한해서 조마조마해하지 않고, 오직 연민과 자애가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수행자가 목적하는 곳이기도 할 것입니다.

“천체 가운데 있는 이동민인가, 우리는/ 서로 다른 혹성의 방랑자인가, 우리는”이라고 묻는 시인은 “끝도 없이 광활한 이 초원에서, 우리는/ 순결하고 넓은 마음을 얻는다./ 멈춤 없이 앞으로 물결쳐 흐르는 강물에서, 우리는/ 목적한 곳에 이르는 믿음을 생각한다”라고 썼습니다.

[불교신문3230호/2016년9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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