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여성개발원, ‘우리 아이들, 과연 행복한가’ 주제 세미나

부모로부터 학대받은 어린이가 숨지고, 성적을 비관한 초등학생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등 현대사회 아동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아이들의 행복은 사라지고 동심은 멍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불교여성개발원이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해법을 불교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는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불교여성개발원(원장 박순)은 오늘(8월30일) 오후3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우리 아이들, 과연 행복한가? : 불교에서 해법을 찾다’를 주제로 정기세미나를 개최했다. 조계종 포교원이 후원하는 이번 세미나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아동 문제의 현 주소를 진단하고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불교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대련 동덕여대 교수,
“오늘 여기에서 아이가 행복한 세상을 열자”

세미나에서 정대련 동덕여대 교수는 ‘행복한 아이들, 오늘에 살다’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어린이는 미래의 주인공이다. 아이들은 100세 시대, 120세 평균수명을 누리게 될 것임에도 부모들은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내일을 앞당기려고 하고 있다”며 “아이의 인생을 가불하려는 부모가 아니라 오늘 여기에서 아이가 행복한 세상을 열자”고 강조했다.

정대련 교수는 3~5세 유치원생 120명으로 대상으로 한 조사를 바탕으로 “아이들은 가족 및 사회적 관계나 다양한 공간이나 모든 삶의 영역에서 이뤄지는 긍정적 경험을 행복으로 이해하고 있고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사회적 관계에 있어 행복의 범주가 넓어지고 행복의 이유가 내적인 경험을 포함하며 풍부해졌다”고 분석했다.

또 정 교수는 “아이들에게 사회적 여건으로 역할을 하는 부모와 관련된 변인들도 유아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이 된다”며 “부모의 행복감, 자녀교육 방식, 의사소통 방법 등은 자녀 행복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어 정 교수는 “선진국을 따라가라, 남보다 앞서가라 목줄을 세워가며 아이들을 공부 지옥으로 몰아넣고 있다. 숨기고 싶은 나의 자리이고 감추고 싶은 우리들의 진실”이라며 “아이들에게 숨 쉴 여유를 돌려주고 놀 수 있는 자리를 돌려주자. 웃을 수 있는 기쁨을 돌려주고 가끔은 슬픔을 느낄 삶의 모습을 돌려주자”고 주장했다.

백경임 동국대 명예교수,
“자녀에게 애정을 갖고 자율성을 부여하자”

백경임 동국대 명예교수는 ‘아동교육을 위한 불교적 해법’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오계에 기반한 기본적인 가정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백경임 교수는 “생명을 존중하라, 바른말을 하라, 주지 않은 물건을 갖지 말라는 등 오계에 기반한 기본적인 가정교육이 필요하다”며 “부모가 기본적인 가정교육에서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백 교수는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집착하지 말고 존중하라”며 “자녀에게 애정을 주면서도 자녀의 행동에 제약을 많이 하는 애정적 통제적 양육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지나치게 자녀들을 보호하는 것은 자녀들이 연습하고 스스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게 된다. 애정을 갖고 자율성을 부여하는 애정적 자율적 양육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백 교수는 <잡아함경> 중 <거죄경>을 인용해 자녀의 잘못을 지적할 때도 △들추려는 죄가 진실이어야 한다 △때에 맞아야 한다 △이치로 요약해야 한다 △부드럽고 연하여 추하거나 까다롭지 않아야 한다 △사랑하는 마음이어서 화내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잘못을 훈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미나에 앞서 입재식에서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스님은 “우리가 그 무게에 억눌려서 더 이상 대물림 하고 싶지 않다던 그 경쟁사회의 짐을 우리 아이들이 받아들이게 되었다. 아이들이 행복할 시간이 없고, 아이들이 스스로 어린이다운 자아를 형성해 나갈 기회를 잃어버렸다”며 “아이들은 우리들의 거울이자 그들의 행복은 곧 우리의 행복이다. 아이들이 불행한 시대에 불교가 어떤 해법을 제공하고 나아갈 길을 밝힐 수 있는지 잘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순 불교여성개발원장은 “사회 이슈가 된 비합리적인 가정교육, 아동학대에 대한 뉴스를 접하며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세미나를 준비하게 됐다”며 “아동 학대에 대한 문제를 여성의 본질적 과제와 관련해 진단하고 해결책을 강구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고민해 보는 뜻 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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