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성인 10명 중 1명이 ‘분노조절장애’라는 통계가 나올 만큼 우리 사회 곳곳에 분노가 만연해 있다. 분노를 느끼면 사람에 따라 숨기거나 드러내기도 한다. 분노를 지나치게 숨기면 ‘화병’으로, 지나치게 드러내면 분노조절장애로 전이될 수 있다. 심지어 분노를 다스리지 못해 일면식도 없는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식 폭행과 테러, 살인으로까지 비화되기도 한다. 이같이 분노조절장애로 인한 폐단은 특정 세대나 계층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닌 만큼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할 사회적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불교는 무엇보다 경계의 대상인 탐진치, 즉 욕심과 분노, 어리석음을 떨쳐내고 마음을 다스려 참나를 찾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법구경>에서는 “이 세상에서 분노는 분노에 의해서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분노가 아닌 것에 의해서 사라지나니 이것은 영원한 진리”라고 일깨우고 있다. 또한 <정법염처경>에서는 분노를 우박과 불, 큰 도끼 등에 비유하며 분노의 폐해에 대해 설명한 뒤 분노를 경계하고 자비를 통해 성내는 마음을 다스릴 것을 권하고 있다.

분노를 다스리기 위한 불교적 방편이 곧 수행, 명상이다. 분노를 다스릴 방법을 찾느라고 고민하는 이들에게 템플스테이 참여를 권해보는 건 어떨까. 템플스테이는 한국불교의 오랜 전통과 문화, 빼어난 자연환경이 하나로 어우러져 지친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새롭게 마음을 다지는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참선과 108배, 사경 등 불교수행법을 통해 탐진치 삼독을 떨쳐버릴 수 있다. 또한 위의를 갖춘 청정한 스님과 마주 앉아 차 한잔을 나누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분노의 마음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지난 25일 열린 제3차 대중공사에 참가해 “템플스테이를 포교와 불교문화 체험을 넘어서 시대적 아픔을 치유하고 해결하는 방안으로 알코올, 도박중독, 가족갈등 해결을 위한 총체적인 프로그램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템플스테이의 중요성과 향후 방향에 대해 피력했다.

총무원장 스님의 발언처럼 템플스테이는 불교문화를 체험하는 장으로만 머물러선 안될 것이다.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는 유마 거사의 가르침처럼 한국불교는 중생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온을 주는 대승의 길을 걸어야 한다.

불교처럼 욕심과 분노, 어리석음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한 종교가 없다. 분노조절장애로 많은 이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현대인에게 맞는 템플스테이를 통해 욕심과 분노, 어리석음을 해소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더욱 진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템플스테이 운영사찰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다.

[불교신문3229호/2016년8월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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