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가슴에 나타나는 만덕 (萬德) ㆍ길상(吉祥) 상징

“자재로운 마니보주로 장엄돼

온누리를 깨끗하게 하는 묘음

온갖 아름다운 빛깔을 자아내”

얼마 전 야구장에서 때 아닌 종교전쟁이 벌어진 적이 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박민우 선수가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서 만(卍)자 20여개를 1루와 2루 사이에 그렸고, 이를 본 개신교 신자인 KIA 서동욱 선수가 십자가를 여러 개 그리면서 내야 그라운드가 만자와 십자가로 뒤덮였다. 당시 불교신자라고 밝힌 박민우 선수는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만자를 그렸다고 털어놨다.

불교의 상징인 만(卍)자는 부처님의 가슴이나 손발에 나타나는 만덕(萬德)을 상징한다. 산스크리트어로는 스바스티카 또는 슈리바차이라 하며 길상해운 등으로 번역한다. 불교에서는 이 문양을 ‘상서로운 상’, 곧 길상의 상징으로 삼으며 동시에 부처의 경지를 나타내는 불심인(佛心印)을 의미한다고 본다.

그 기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우선 인도의 신 비슈누의 가슴에 있는 선모(旋毛)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 비슈누 신의 가슴에 난 털 모양이 ‘卍’의 모양을 하고 있어 태양을 숭배했던 아리안 족은 그 모습을 태양의 모습을 본떴다고 해 숭배했다고 한다. 때문에 둥글게 선회하는 모발의 형상 또는 신령한 빛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며, 또 다른 해석으로는 태양이나 흐르는 물의 상징으로 보기도 한다. 당나라 측천무후 장수 2년(693)에는 불교의 길상 상을 표현하기 위한 방편으로 ‘卍’자 모양의 글자를 만들어 정식 문자로 채택해 만덕이 모였다는 뜻으로 ‘萬(만)’으로 읽었다고 전해진다.

결국 ‘卍’은 원만유전하는 상태를 나타내는 길상의 표징이라고 할 수 있다. 사찰에 가면 전각 서까래와 기와, 탑비의 귀부, 불화 등에 새겨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요즘엔 목걸이나 반지 등 장신구에도 불교를 상징하는 ‘卍’이 등장한다.

<화엄경> 제48권에서는 ‘卍’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여래의 가슴에는 훌륭한 분의 특징인 ‘만자’모양이 있다. 이것을 길상해운(吉祥海雲)이라고 부른다. 조화가 자재로운 마니보주(摩尼寶珠)로 장엄되어 온갖 아름다운 빛깔을 내고, 가지가지의 광염을 둥글게 뿜어내면서 온 누리를 깨끗하게 하는 묘음(妙音)을 내어서 온통 세계를 진리의 바다처럼 넘실거리게 한다.”

[불교신문3227호/2016년8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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