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베트남 국제봉사현장

무료진료·한국문화 알리기

흥겹고 정다운 포교 ‘눈길’

학생들에 학용품도 전달

 

“남이 아니라 나를 위한 일

행복감 듬뿍 얻어갑니다”

①의료봉사를 마친 뒤 기념촬영 모습.

 

한국의 청소년불자들이 베트남의 시골마을에서 나눔의 정신을 실천에 옮겼다. 종단의 청소년육성단체인 사단법인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회장 심산스님, 이하 파라미타)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베트남에서 국제봉사활동을 진행했다. 8월8일 출국한 파라미타 국제봉사단 31명은 베트남 중부 다낭 인근 땀끼시(市)에 짐을 풀었다. 봉사활동장소는 국제연꽃마을.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 전 이사장 각현스님(1944~2014)이 베트남 어린이들을 위해 설립한 한글학당이자 복지타운이다. 현지의 지카바이러스 발병 때문인지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예년보다 저조했다. 그러나 환한 웃음과 솔선수범으로 한국불교의 자비를 전하려는 마음만은 같았다. 동국대 일산불교병원 양방 한방 의료진과 파라미타 지도교사들도 함께 했다.

②진료를 하고 있는 성낙진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운데).

봉사활동은 현지인들을 위한 무료진료를 비롯해 아이들에게 손을 씻고 이를 닦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건강관리, 컵등 합장주 제기 만들기 등 한국문화 알리기 중심으로 전개됐다. 파라미타 회장 심산스님은 입재식 인사말에서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베트남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빛과 물이 되어 무명을 없애고 가뭄을 해갈하는 것과 같은 책임의식을 갖고 참여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제연꽃마을에 차려진 진료소에는 하루 평균 100여 명의 노인들이 찾아와 북적댔다. 학생들은 체온과 혈압을 재며 임시 간호사로 일했다. 의료진 가운데 최연장자인 성낙진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누구보다 많은 구슬땀을 흘렸다. 미얀마 의료봉사 경험이 있는 성 교수는 “남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해외봉사는 겸손과 자족의 미덕을 얻을 수 있는 최고의 힐링”이라고 말했다.

③진료를 돕고 있는 학생과 지도교사들.

올해 우리나라의 여름 날씨가 역대급이라지만, 이곳의 더위가 한수 위였다. 섭씨 38도를 오르내리는 한낮의 기온은 숨이 막혔다. 그래도 젊음은 젊음이었다. 활달했고 유쾌했으며 무엇보다 소중한 여름방학 기간 귀한 돈과 시간을 들인 목적에 충실했다. 부모나 친구의 손을 잡고 호기심에 연꽃마을을 찾아온 아이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한복을 입혀주고 한글을 한 글자라도 더 가르쳐주며 사력을 다해(?) 친해졌다.

의정부 영석고 2학년 손지찬 군에겐 첫 해외봉사다.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 같은 반 친구들을 꽤서 여럿이 왔다”며 즐거워했다. 진수연(충남대 컴퓨터공학과 1학년) 양과 진영빈(청주 신흥고 1학년) 군 남매는 생애 최초의 해외여행을 보다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 왔다. “단순히 노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는 사람이 되어봤다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간다”며 미소를 지었다.

④한글을 가르쳐주고 있는 민지선 영석고 교사.

어른들이 느끼는 보람도 컸다. 김홍섭 대전파라미타 부회장은 아들 김규재(차의과학대 의생명과학과 2학년) 군과 동행했다. 부자가 해외봉사에 참여한 게 벌써 네 번째다. 김 교사는 대전파라미타를 창립하고 사비를 털어 지역의 계층포교를 일으킨 산파역이다. “예전에 인도에 갔을 때 불교성지 주변에 바글거리던 거지들을 치료해주고 함께 놀아주니 바로 다음날부터 구걸을 하지 않더군요. 진심을 다해 소통하는 삶을 아들에게 일깨워주기 위해 자주 찾습니다.” 이기영 인천파라미타 사무차장(정석항공과학고 교사) 역시 “아픈 몸으로 진료소를 방문하는 노인들을 보면 돌아가신 부모님이 떠오른다”며 “오지를 돌며 온정의 손길을 내밀면 내 마음이 더 평온해진다”는 고백이다.

⑤환자를 진료실로 안내하고 있는 서은정 동국대일산병원 간호사.

1964년생 동갑내기 이미숙 홍혜경 불자는 여고 시절부터 단짝친구다. 서울 화계사 학생회에서 만나 지금은 화계사 신도회에서 같이 일한다. 특히 홍혜경 씨는 수술 때문에 수혈을 받은 적이 있다. “내가 받은 고마움을 10배로 보답하겠다”는 마음에 이제까지 60번의 헌혈을 했다. 유언은 “화장해서 화계사 뒷산에 뿌려라.” 뜻이 맞는 도반과 함께 나라 안팎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이유이자 동력이다.

파라미타 봉사단은 땀끼시 시청에 들러 120명분의 학용품을 기증했다. 파라미타 사무국장 성진스님은 “학생들이 ‘누굴 위해 무얼 해준다’가 아니라 ‘함께함으로써 스스로 행복해진다’는 공동체의식을 깨우치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참가자들은 베트남전의 아픈 상처인 민간인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하고 다낭의 불교유적을 둘러본 뒤 15일 귀국했다. 

⑥현지 노인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는 파라미타 회장 심산스님.
⑦김홍섭 대전파라미타 부회장과 아들 김규재 군.
⑧현지 여학생에게 선물을 안겨준 진수연 양(오른쪽).

 

⑨한복 입고 기념촬영.

 

⑩봉사활동에 참가한 파라미타 학생들.

 

⑪자신의 이름을 베트남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적은 명찰을 목에 건 현지 어린이들.

 

 

[불교신문3226호/2016년8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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