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의 인경소리

법공스님 지음/ 대양미디어

청소년포교원력으로 활동하고 있는 완도 신흥사 장보고아카데미 원장 법공스님. 스님이 청소년을 위한 시집을 펴냈다. 불교의 가르침과 각종 의식구, 진리를 찾아가는 기쁨 등을 소재로 한 다양한 시를 통해 ‘왜 불교를 해야 하는가’를 말하고 있다. “눈 내린 보름밤/ 바람도 자고/ 등지느러미 꿴 물고기도/ 울다 지쳐 잠을 자나보다// 달빛 밟으면 바스락거리며/ 부서져 소리날까// 개울물만 깨지고 부서져/ 뒹구는 소리/ 돌, 돌돌돌 비명소리에/ 잣나무가 이고 있던 눈을 떨어트린다.”(‘고요’ 전문) 풍경소리마저 멈춰버린 겨울 밤, 한없이 내린 눈에 뒤덮인 산사의 정취를 스님은 이렇게 전하고 있다.

 

황금향

최원용 지음/ 익어가는감

“착한 눈빛으로/ 켜지고 싶다// 잠시 정전 중인 당신/ 미리 준비해 놓은// 작은 마음으로/ 착하게 밝히고 싶다// 가끔은 시간을/ 더듬더듬 찾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 입으로 불어도/ 꺼지지 않는/ 마음으로 켜지고 싶다.”(‘촛불을 켜다’ 전문) 건설업을 하는 최원용 씨가 세상을 보는 마음은 이처럼 따사롭다. 누군가를 위한 촛불이 돼 그의 마음까지 밝히고 싶다는 최 시인의 마음은 시집 전반을 가로지르는 ‘주제’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이 전하는 위로가 담긴 시어가 담겼다.

 

무위능력

김종목 지음/ 산지니

“… 너부죽이 엎드린 채 좋아하지도 않는다/ 기껏 풀어준 내가 도리어 맥이 풀려/ 쇠줄로 다시 목을 묶어도 개의치도 않는다.”(‘늙은 개’ 중) 노년의 삶이 그러할까. 어릴때는 자신을 얽어맨 것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지만, 나이가 들어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나면 자유는 몸이 아니라 마음에 있다는 것을 알고 나면, 목줄의 존재마저 잊어버리는 것이 우리의 삶은 아닐까. 1938년 출생해 그동안 2만1400여 편의 작품을 문단에 발표해 온 김종목 시조시인이 시조집 <무의능력>을 발간했다. 삶을 관조하는 그의 시선이 불교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다.

 

길이 열리다

류종민 지음/ 연인m&b

조각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중앙대 명예교수 류종민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길이 열리다>를 펴냈다. <금강경> 강해집을 펴낸 바 있는 류 교수는 그동안 조각 작품이나 시를 통해 불교의 사유를 우리 사회에 전달해 왔다. 노년의 저자지만 그에서 길은 아직도 미지의 세계이다. 항상 새롭고 신선한 것을 간직한 길을 통해 마음을 항상 새롭게 가르쳐 주기 때문이란다. “진정한 벗은 고난의 길을 걸을 때/ 비켜가지 않나니/ 고난의 길 끝에 참다운 얼굴을 만나기 때문이다”(‘참벗’ 전문)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여러 길을 걸으면서, 특히 마음속 길을 바라보는 특유의 감성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불교신문3225호/2016년8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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