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공동기획①
아프리카 전법의 길 떠나는 종단

종단이 세우는 아프리카 첫 학교

보리가람고, 종단 새역사 쓰는 것

탄자니아 ‘희망’ 불교포교 ‘청신호’

5년 준비작업 거쳐 9월5일 개교

아름다운동행은 탄자니아지부를 설립한 후 독서 지원 프로젝트 ‘토토의 꿈’ 등 한국불교와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 사진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연꽃등을 만들고 있는 탄자니아 학생. 보리가람농업기술고가 개교하면 한국 전통문화와 불교를 알릴 수 있는 수업도 진행될 예정이다.사진제공=아름다운동행 봉사단원 이언화

 

종단이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세우는 첫 학교, 보리가람농업기술고등학교가 개교를 앞두고 있다.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이 아프리카 학교 건립 사업에 뛰어든 지 3년만이다. 보리가람농업기술고 건립의 의미와 과제를 3회에 걸쳐 싣는다.

 

보리가람농업기술고가 오는 9월5일 문을 연다. 종단 역사상 첫 아프리카 진출이다. 국민 8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는 탄자니아에서 농업 인재 양성을 위한 대규모 종합교육시설이 들어선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종단으로서도 부처님의 자비를 전하는데 또 하나의 역사를 쓰는 셈이다.

탄자니아는 유엔이 지정한 최빈국 중 하나다. 독일에 이어 영국 식민지였던 탄자니아(1960년 초 독립)는 5000여 만명의 인구가 산다. 기독교가 40%, 이슬람교가 30%, 토속종교가 30%로 불교 인구는 찾아볼 수 없다. 현지에서 포교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인도 대부분 개신교 신자다.

불교 불모지 아프리카에 교육 시설을 세워 빈곤의 고리를 끊는데 힘을 보태겠다는 구상은 종단의 강력한 의지에서 나왔다. 종단이 아프리카 교육 시설 건립 계획을 처음 공식화한 때는 지난 2013년. 2012년 아름다운동행 이사회에서 이미 아프리카 진출의 뜻을 내비췄던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신년기자회견에서 한국불교와 전통문화를 전하기 위한 학교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건립 사업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것은 동봉스님(광주 우리절 주지)의 부지 기부였다. 종단의 아프리카 학교 건립 소식을 전해들은 동봉스님과 신도 성다고운 씨는 2013년 4만여 평에 이르는 토지를 기증했다. 아프리카에서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들을 지원하며 학교 건립의 꿈을 키워왔던 동봉스님은 기증 당시 “역대 집행부에서 하지 못했던 일을 추진한다고 하니 감사할 뿐”이라고 화답한 바 있다.

동봉스님이 기증한 토지는 탄자니아 산업의 중심지이자 행정ㆍ사법 등 실질적 수도 기능을 하고 있는 다르에스살람 토지 8만3000㎡와 킬리만자로 산 초입에 위치한 마랑구게이트 1만1600㎡ 등 총 9만4600㎡에 달했다. 아름다운동행은 여기에 더해 총 10만9821㎡(3만3200여 평) 부지를 확보, 2013년 기공식을 시작으로 총 120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교실을 비롯해 기숙사, 원예 수업 및 가축 실습을 위한 실습장 등을 갖춘 종합교육시설 건립을 추진해 나갔다. 이후 후원의밤, 선서화전 등의 모금 캠페인을 펼치며 지원금을 모았다. 조계종 선원수좌복지회가 5억원을 기부하며 마중물을 부었고, 총무원장 스님이 선서화전에 300여 점의 개인 소장품을 내놓으며 20여 억원의 모금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전국 사찰과 불자들이 동참하며 모인 기금이 총 40억원, 최근 3년 동안 종단의 자비 나눔 사업은 아프리카 학교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건립은 실현됐지만 여전히 종단이 감수해야 할 리스크는 적지 않다. 불안정한 탄자니아 정치 상황, 만연한 부정부패로 인해 학교 운영의 불안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 매달 들어가는 운영ㆍ유지비도 만만치 않다. 현재까지는 결연사업을 통해 학생을 1:1로 지원하고 현지 교사를 고용해 운영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방침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보리가람농업기술고는 탄자니아의 ‘희망’이자 한국불교의 포교 ‘청신호’다. 종단이 보리가람농업기술고로 이름 지은 것도 학교가 깨달음의 공간이 돼 탄자니아 곳곳 멀게는 세계로 깨달음과 빈곤 퇴치로 이어지길 바라는 염원을 담은 것이다. 학교가 설립되면 가난으로 인해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했던 탄자니아 청소년들이 정규 과정을 수학해 농업 인재로 육성,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디딤돌을 밟게 된다. 총무원장 스님은 선포식에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생활환경, 청소년이 미래를 가꿔갈 수 있는 교육환경이 부족한 아프리카에 한국불교 대승의 자비와 지혜가 여법하게 파종돼 꽃피우고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보리가람기술고의 첫 문을 여는 것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다.

[불교신문3224호/2016년8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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