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신흥사 어린이템플스테이

발우공양 명상게임 연등제작…

대다수 “내년에도 또 오고파”

화성 신흥사 템플스테이에 참석한 어린이들이 자신이 만든 연꽃등을 불전에 올리고 있다.

 

화성 신흥사 교육관에 250여 명의 아이들이 제법 줄을 맞춰 앉았다. 발우공양 체험 시간. 주지 성일스님의 법문이 시작됐다. “많이 덥죠? 다른 나라에서는 갑자기 많은 비가 내려서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죽기도 하고 그럽니다. 왜 그럴까요. 지구가 아파서 그래요. 사람들이 자동차를 타고, 편리하기 위해 많은 문물을 만들면서 지구는 점점 병들어 가고 있어요. 발우공양은 바로 지구를 살리는 식사법이에요.” 조금전까지 장난치고 놀던 아이들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스님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신흥사가 지난 7월29일부터 31일까지 개최한 ‘전국 어린이 명상템플스테이’의 한 장면이다.

지난 40년간 어린이포교 불사를 역점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신흥사는 부처님교화공원 탐방, 성불놀이, 걷기명상과 새벽예불, 오감명상 게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여름불교학교를 진행했다. 새벽6시 일과를 시작해 1시간 넘는 예불을 올리고, 도량청소를 하는 등 “지금 아이들에게 보기드문 일정”이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밝았다.

고양에서 동생과 같이 참석했다는 김휘란(초등학교5)양은 “할머니가 인터넷으로 신청해서 왔는데, 마음껏 넓은 뜰을 뛰어다닐 수 있어 너무 좋다. 밥도 집보다 맛있다”고 말했다. 또 동생 휘수(초1)양은 “처음 엄마랑 떨어져서 잤는데, 여기가 더 좋아서 집에 안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신흥사 템플스테이의 장점은 “밥이 맛있다”는 점과 “처음 만난 친구들이지만 마음이 잘 맞는다”는 것. 청주에서 온 신민아(초4)양과 민서연(화성, 초4)양도 몇 년 사귄 친구보다 더 가까워졌다. 신민아 양은 “반찬에 고기가 없지만, 더 맛있다. 하루만에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며 “내년에도 오고 싶다”고 말했다.

2일차인 7월30일에는 명상게임에 이어 연꽃컵등 만들기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연꽃컵등은 집에 가져갈 선물이기도 하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장세란 교사간사회 대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템플스테이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이 아이들이 앞으로 불자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봉사를 하다보니 즐겁고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신흥사 어린이 템플스테이의 특징은 “사찰 어린이법회에 간 경험이 없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라는 것. 인터넷 신청으로 절에 처음 온 아이들이 다수였다. 하지만 아이들은 색다른 경험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난해에 이어 어린이템플스테이에 참석했다는 조성혁(청주, 초5) 군은 “지난해 처음 사찰에서 잠을 자며 여러가지 경험을 했는데, 기억에 오랫동안 남았다”면서 “내년에도 참석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올해 행사는 발우공양에 이어 법당 앞 마당에서 열린 물총놀이, 합장주 꿰기, 저녁예불과 타종 체험 등으로 진행됐다. 성일스님은 “장교로 군대를 전역하고, 취업을 앞두고 20년만에 절을 찾은 청년이 어제 왔었다. 어린이법회에 왔던 기억으로 다시 사찰을 찾는 사람들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요즘 많은 사찰에서 인원이 없어 어린이법회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년에 한번이라도 절에 올 기회를 만들어 불교와 인연을 맺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7월31일 점심공양을 마치고 아이들이 모두 돌아간 자리, 3일간 사찰 체험의 마음을 담은 수백장의 소감문이 수북이 남았다.

 [불교신문3223호/2016년8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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