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 사업부 역할과 과제 ③ 무엇을 해야 하나 <끝>

목적달성 위한 과감한 투자 선행

산재한 종단 사찰 수익사업 연계

사업전문가그룹 네트워크화 절실

개정된 총무원법이 이달 초 발효됨에 따라 종단이 20년만에 사업부를 다시 설치하게 됐다. 재정구조 다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와 종교단체로서 영리를 목적으로 한 사업에 대한 우려가 뒤섞인 재출발이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지난 3월 사업부 신설을 골자로 한 총무원법을 개정했다.

분담금을 위주로 한 현행 예산체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총무원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비로소 7월 발효됐다. 사업부를 신설한다면 그에 따른 준비작업이 필요하다는 점과 사업부 신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상쇄할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게 유예기간을 두게 된 주요한 이유다.

3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총무원은 기존의 사업본부장 각운스님을 첫 사업부장으로 발령한데 이어 부서 내 사업팀을 꾸렸다. 사업부가 막 걸음마를 떼는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팀원 없는 팀장 1명이라는 초라한 모습이다. 시급한 과제로 꼽히는 수익사업체계 수립, 전문가그룹 네트워크화, 종단 내 산재한 수익사업 현황조사, 영리법인 설립을 비롯한 전반적인 운영 관리방안 연구 등을 진행할 인력으로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어 전문인력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2004년부터 수익사업을 진행해 온 가톨릭의 경우 첫 해 전문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수익사업을 본격화했다. 그 결과 11년이 지난 지난해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를 보더라도 적절한 인력 수급은 필수적이다.

준비기간 동안 사업부의 운영계획과 방향을 완벽하게 제시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조계종출판사를 중심으로 한 사업본부가 진행해왔던 출판·생수·달력사업을 유지하면서 건축 설계사무소 설립, 사찰연계형 전세버스 회사 설립 등을 신규사업 아이템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현 단계에서는 막연한 계획일 뿐이다.

당초 목적대로 수익구조 다변화와 안정적인 재정확보를 위해서는 수익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자원의 효율적 활용도 깊이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건축물을 비롯해 불교계가 갖고 있는 전통문화를 수익사업의 기반으로 삼는다면 수익사업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공익적 성격의 사업을 통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또한 종단 차원의 수익사업이 이제 시작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사찰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되는 영농법인 등의 사업을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사업부는 직접 사업을 진행하는 부서가 아니라 관리와 연구,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다. 따라서 수익사업 체계를 바로잡는 일을 비롯해 앞으로 진행할 수익사업과 행정의 조화를 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앙종회 재정분과위원장 주경스님은 “크고 작은 수익사업을 추진하다가 유야무야되는 일이 허다했던 시행착오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치밀하고 진지하게 준비해야 하는데, 지금까지의 모습은 적절한 준비라고 보기 어렵다”며 “공생과 공존이라는 종교적 특성을 살리는 사업 아이템 연구와 종단 내 자원 활용, 재원 마련, 인력 배치, 투명성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수익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교신문3222호/2016년7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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