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짓고 조금 느리게…

명상과 수행 분노조절에 도움

있는 그대로 분노 관찰하거나

호흡명상, 미소명상도 효과적

분노조절 위한 교육 필요할 때 

불교수행과 명상이 분노를 조절하고 다스리는 방편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수행자 입문과정 참가자들이 명상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우리사회 곳곳에 분노가 만연해있다. 분노조절을 못하는 것이 장애로 평가받을 만큼 분노는 현대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잡았다. 분노는 개인적 차원에서는 정신건강의 악화를, 사회적 차원으로는 사회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기도 한다.

순간적으로 화를 내고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사회적 문제로 이어진다는 게 문제다. 개인적 차원의 분노가 사회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분노를 잘 다스리고 해소하는 일이 중요하다. 분노를 효과적으로 다스리고 조절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분노를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불교에서는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명상과 수행을 제시하고 있다. 많은 이들은 분노가 일어났을 때 분노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데 집중하면 분노를 다스리고 마음의 안정을 이룰 수 있다고 조언했다.

명상이 분노조절에 효과적이라는 점은 연구결과를 통해서도 입증되고 있다. 꾸준히 명상을 하면 대뇌에 전대상 피질의 작용이 활발해진다. 정서와 행동, 감정을 조절하는 전대상 피질이 활성화되면 분노를 감소시키게 된다.

자비명상 대표 마가스님은 “분노는 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 일어나는 것이다. 화는 그동안 닦은 모든 공덕을 태워버리는 한편 자기를 해치고 남도 해치며 온갖 장애와 고통을 만든다”며 “불교명상 자체가 분노조절에 특효약이다. 습관적으로 화를 잘 내는 사람이나 욱하며 폭발하는 사람들은 자애관을, 욱하며 화를 폭발하는 사람은 알아차림 명상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가스님은 “나로부터 점점 멀리 자비의 마음을 보내거나 몸과 마음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거나 숨을 깊게 들어 마시고 내쉬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자기 마음의 거울이 되어 미소를 잃지 않도록 하는 미소명상 △천천히 하는 습관을 익히는 느림명상 △자신을 많이 사랑한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자기 사랑 등을 분노조절을 위한 명상법으로 제시했다.

중앙승가대 대학원장 보각스님은 “분노는 탐욕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요인이 크다. 분노가 일어났을 때 멈추고 스스로 관찰한다면 화를 줄일 수 있다”며 “이와 함께 가정에서 분노를 절제할 수 있는 교육을 시키는 것이 필요한데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정에서부터 자녀들에게 분노를 다스릴 수 있는 습관, 분노를 조절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서광스님은 “분노는 괴로운 느낌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상황에 저항하는 에너지다. 그 에너지는 외부 대상을 향한 투쟁이나 내면을 향한 자기비난으로 발전하게 된다”며 “그래서 명상에 기반을 둔 프로그램이나 불교심리학에서는 분노를 조절하는 처방전으로 자기친절이나 자기연민 수행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서광스님은 “분노하는 마음의 가장 깊은 이면에는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내재되어 있다”며 분노의 순간 ‘아, 내가 지금 지옥에 있구나’, 또는 ‘아, 이것이 지옥마인드구나’라고 자각하고 그 분노가 내 몸의 어느 부위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지 발견하라고 조언한다.

분노가 거주하는 몸 부위에 손을 얹고 쓰다듬어주고, 없애려고 애쓰지 않고 머무는 것을 허용해주는 방법, 사랑하는 친구를 위로하듯이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고 위로해주는 방법으로 분노를 조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불교신문3222호/2016년7월30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