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인도 배낭여행을 하면서 래핑(Laughing)요가를 배웠다. 아침 일찍 일과를 시작하기에 앞서 가이드의 동작을 따라하면서 소리 내어 웃는 것인데, 의외로 효과가 있었다. 처음에는 억지웃음을 짓지만 재미있는 동작을 곁들여 따라 웃다보면 점차 진짜 웃음이 나오게 된다. 결국 몸도 개운해지고 마음도 밝아져서 하루가 즐거워지는 것이다.

좌선도 마찬가지다. 종색스님은 ‘좌선은 안락(安樂)의 법문’이라 설했다. 무엇보다 편안하고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편안하고 즐겁게 좌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을 즐겁게 먹어야겠지만, 웃는 표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입 꼬리를 올리고 앉아 있어야 하는 것이다. 억지로라도 입 꼬리를 올리고 있다 보면 마음도 즐거워진다.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불상은 은은한 미소를 띠고 있다. 중생을 향해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 계신 것이다. 우리 모두 이미 불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바로 지금 여기에서 부처님처럼 웃다보면 불성이 발현된다. 대승불교의 육바라밀수행은 본래 갖추고 있는 성품을 다만 발현시키고 확인해가는 과정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미 부유한 것처럼 베풀다보면 진짜 부유해지고, 이미 깨달은 것처럼 웃다보면 진짜 깨닫게 된다. 깨닫지 못하면 또 어떠한가? 이미 즐겁게 웃고 있는데.

즐거운 참선의 마무리는 와선(臥禪)이 좋다. 편안히 누워서 다리, 팔, 머리, 가슴의 긴장을 차례로 이완시켜 마침내 온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준다. 현대인은 극도의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 심지어 참선 수행도 긴장한 마음과 진지한 표정으로 심각하게 접근한다. 하지만 ‘쉬는 것이 깨달음’이라는 <능엄경>의 가르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몸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마음을 쉬게 만들어주는 래핑요가와 스마일명상, 그리고 와선을 통해 언뜻이나마 벗어남의 맛을 볼 수 있다면, 이야말로 최상의 여름휴가가 아닐까?

[불교신문3221호/2016년7월27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