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가운데 하나는 어렵다는 것이다. 어렵다는 표현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교리나 사상이 난해하다는 뜻도 있고, 산사(山寺)로 대표되는 지리적인 위치도 한몫을 한다. 이렇듯 어렵다는 말은 가깝지 않다, 혹은 친근하지 않다는 말로도 바꿔 쓸 수 있다고 하겠다. 불교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이래 1700여년이 흘렀지만, 지금을 사는 대중들은 불교를 자신 삶 속에 녹아들어 있다고 보지는 않는 듯하다.

이른바 새싹포교, 미래세대 포교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어린이 청소년 세대들은 절의 문턱이 높다고 여긴다. 한 불자부모가 자녀들에게 불교에 대한 신심을 길러주기 위해 방학 기간에 여름불교학교를 보냈는데, 아이들은 그 후 불교를 더욱 꺼려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잠 많은 아이들이 새벽 3시에 일어나 예불을 하고 움직이기도 힘든 더위에 108배를 하고 고기를 좋아하는데 채식으로 공양을 한 것이 역효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불교와 사찰과 스님은 어렵고 힘들고 무서운 존재로 각인된 것은 아닌지 부모는 안타까워했다.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가장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문화다. 재밌고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 듯이 자연스레 본래 자기가 갖고 있었던 것인 양 만드는 방법이다. 연등회 보존위원회가 대불련 등과 함께 올해 처음으로 진행하고 있는 전통등 전수교육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학생들이 직접 연등을 만들면서 불교를 종교가 아닌 문화로서 친근하고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학창시절 좋은 추억과 함께 내년 연등회를 기다리고 기대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오는 9월 열리는 나란다 축제도 마찬가지다. 교리경시대회, 퀴즈, 미션수행, 댄스대회 등 제목만으로도 흥미를 유발하는 나란다 축제는 청소년들에게 가까운 불교, 즐거운 불교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문화마당으로서 중요하다.

새싹포교의 어려움, 출가자 감소 등 현재 한국불교가 처한 상황에 여러 진단과 해법이 제시되고 있지만, 모든 논의의 전제는 어린이 청소년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까에서 시작돼야 할 것이다. 우리 불교는 보물과 같은 콘텐츠를 무수히 많이 갖고 있다. 이를 현대적으로 각색해 촌스럽지 않고 세련된 문화로서 재가공해 제공한다면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 한시름 놓을 수 있다. 어린 시절 겪은 좋은 기억은 어른이 돼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문화포교’는 현재 한국불교가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중장기 계획을 갖고 추진해야 할 중대한 과업이라 확신한다.

[불교신문3221호/2016년7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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