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도선원 ‘찬불가법회’ 현장

한달에 1곡씩 찬불가 배우며

문화포교로 불교 대중화 선도

간다르바합창단이 포교 주역

교도소 군법당에서 ‘음성보시’

간다르바합창단.

서울 백운암 상도선원. 중앙승가대 교수를 지낸 미산스님이 지난 2007년 숭실대학교 옆에 창건한 도심포교당이다. 세계적 명문인 영국 옥스퍼드대 출신의 학승으로 유명한 미산스님은 의외로 찬불가를 매우 중시한다. 답은 간단하다. “마이클 잭슨과 소녀시대의 노래를 전 세계 수천 만 명이 따라 부른다. 곧 노래는 문화포교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원 개원 후 처음으로 만든 조직도 합창단이다. 2008년 6월 창립한 간다르바합창단. 매월 셋째 주 일요일에는 찬불가 법회를 열어 신도들에게 찬불가를 1곡씩 가르친다. 지난 17일 찬불가 법회가 열린 상도선원을 찾았다.

“부처님전 조용히 눈을 감으면/ 나도 몰래 눈물이 솟아납니다./ 아침저녁 마음모아 기도했지만/ 돌아서면 욕심에 눈이 어두워/ 흔들리고 헤매인 죄 태산입니다./ 흔들리고 헤매인 죄 태산입니다.” 이날 배운 찬불가는 ‘구름 걷힌 달처럼(문정희 작사 김회경 작곡).’ 서울대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한 간다르바합창단 지휘자 조순영(법명 가온) 씨가 한 곡조 한 곡조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구름 걷힌 달처럼.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죠. 네,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란 영화가 있었죠” 알고 보면 법구경에 나오는 글귀입니다. ‘두 손 모아 참회합니다. 눈물 흘려 참회합니다’라는 후렴구에서 보듯 간절한 참회의 마음을 담아 부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간다르바합창단이 선창하면 신도들이 두 세 번씩 반복해 부르는 방식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가사를 음미하면서 온 정신을 아름다운 선율에 맡긴 불자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진지하다.

찬불가 법회를 선도하는 주역은 간다르바합창단이다. 찬불가포교를 해보자는 미산스님의 제의에 찬불가 제작에 앞장서온 이종만 풍경소리 실장이 흔쾌히 수락하면서 첫발을 내디뎠다. 목소리가 좋아 미산스님이 ‘꾀꼬리보살’이라 부르는 초대 단장인 박기서(법명 대명심) 씨의 기여도 컸다. 합창단은 소프라노 11명, 알토 5명, 남성 5명 등 총 21명으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보시행에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이 정겹다. 49재 음성공양, 좋은벗풍경소리가 주최하는 붓다콘서트 출연을 비롯해 안양정심학교(안양소년원)를 정기적으로 위문하며 자비와 위로의 법음을 선사한다.

지난 15일 상도성원에서 열린 찬불가법회에서 신도들이 찬불가를 따라 부르고 있다.

특히 찬불가 NWC 악보와 동영상을 불교계 최초로 제작해 네이버 카페에 올리면서 찬불가의 대중화에도 매진하고 있다. 정수호 단장(법명 수여심)은 “찬불가 보급으로 불교의 사회적 위상을 높인다는 점에서 단원들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찬불가를 잘 부르지 않는 사찰에도 음성포교를 유도하고 확대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여느 사찰 합창단에 흔하지 않은 남성 단원인 김영철(법명 도암) 씨 역시 “교도소와 군법당에서 부처님의 감로법을 노래로 전하는 보람이 크다”며 뿌듯해했다.

미산스님은 “불교가 매우 우수한 교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독교에 비해 교세가 뒤처지는 결정적 원인은 정서적 공감의 부재”라고 짚었다. 찬불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독려하는 이유다. 조순영 씨가 새로운 화음을 넣어 신비감을 유발하는 상도선원의 사홍서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간다르바’는 천상세계에서 음악을 관장하는 신이다. 흥겹게 그리고 사이좋게 찬불가를 따라 부르는 신도들. 머지않아 모두가 간다르바가 될 조짐이다.

[불교신문3220호/2016년7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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