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산스님의 간화선 호흡명상 100여명 정진

한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어선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자리한 세계명상센터 참불선원(선원장 각산스님) 법당에는 50여 명의 재가자가 좌선에 집중하고 있었다. 11일부터 5일간 이어진 참불선원의 하안거 제2차 집중수행을 회향하는 날이었다. 건물 밖에는 수많은 차들이 오가고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지만 참불선원 법당에는 정적(靜寂)만 감돌았다. 눈을 지그시 감고 명상 수행에 집중하는 재가자들의 모습이 마치 고즈넉한 산사(山寺)의 선원에서 화두를 참구하며 정진하는 수좌(首座)와 다르지 않았다.

집중수행 참가자들은 매일 오전 10시, 오후 2시, 3시에 각각 1시간씩 좌선을 하고, 오전 11시부터는 30분간 행선(行禪)을 통해 수행에 몰두했다. 점심공양 후에는 양재천을 산책하며 걷기명상으로 몸과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매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선원장 각산스님과 질의응답을 하고 수행을 점검하며 정진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간화선 중심의 제2차 집중수행에 앞서 지난 5월23일부터 27일까지는 호흡명상을 위주로 한 제1차 집중수행이 진행됐다.

제2차 집중수행에 동참한 채희걸(48,선무도 강남지원장) 씨는 “세계명상대전 개최 기사를 본 것이 인연이 되어, 유트뷰에서 각산스님 법문을 들으며 제가 추구하는 불교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면서 “그동안 수박 겉핥기 식으로 공부를 했다면, 이번 집중수행을 통해 조금 더 깊은 바다에 들어가 의식의 밑바닥을 맛 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안거에 즈음해 마련된 이번 집중수행은 지난 2월 강원랜드에서 연인원 45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세계명상대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참불선원장 각산스님이 직접 지도해 주목을 받았다. 가톨릭 신자인 박경희(43) 씨는 “각산스님이 지도한 선정(禪定)에 드는 과정은 종교를 초월해 많은 사람들에게 깨달음의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통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행에 동참한 정문영(49) 씨는 “명상을 통해 더 깊은 수행법을 알게 되었고, 희열을 맛보았다”면서 “그동안 간화선에 대한 거부감이 없지 않았는데, 각산스님 지도를 받아 공부하며 간화선의 진수를 만나는 좋은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하안거를 계기로 두 차례 진행된 참불선원의 집중수행에 참여한 재가자들의 신심(信心)과 원력(願力)은 무더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제2차 집중수행을 회향하는 자리에서 선원장 각산스님은 참가자들에게 일일이 정진 방법을 전하며 격려했다. 각산스님은 “무더운 날씨에도 집중수행에 동참하여 열심히 수행한 공덕이 클 것”이라면서 “간화선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명상수행이 여러분의 삶이 바뀌는 체험을 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집중수행에 참여한 박경희 씨는 “집중수행을 통해 확인한 가장 큰 변화는 제 마음을 보게 된 것으로 그 전에는 어떤 고통이나 갈등에 빠졌다면, 이제는 갈등이나 고통이 결국은 마음이 만들어낸 허상임을 알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매일 명상을 하며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추구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채희걸 씨도 “이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실천하여 제 자신이 변화하는 게 공부의 완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여름 무더위를 이겨내며 집중수행에 참가한 재가자들에게 각산스님은 “지혜는 글과 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실참”이라며 “한국 간화선은 기존 위빠사나보다도 강력한 몰입과 내면 관찰을 이끌어내는 수행”이라고 강조했다. 각산스님은 “인식의 왜곡을 명확히 인지할 때 인생은 더 자유롭게 흘러 갈 것”이라면서 “명상은 선정을 지향하는 참선의 입문과정”이라고 지적했다. “삶의 질적인 변화를 통해 자유와 해탈을 이루는 것이 핵심입니다. 간화선은 그 어떤 수행보다도 빠르게 마음을 쉬게 합니다.”

두 차례의 집중수행은 참불선원 신도, 명상입문반 수료자, 세계명상대전 참여자 등의 자격을 갖추어야 동참이 가능했다. 쾌적한 수행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50명으로 인원을 한정했는데, 공고와 동시에 신청자가 몰려 대기자 명단도 순식간에 마감될 만큼 집중수행에 대한 관심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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