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 인생설계 이끄는 불교복지

실버 바리스타, 도슨트교육 등

취미와 연계한 직업군 개발…

교육 후 현장 취업으로 이어져

고령화사회를 맞아 불교계 복지지설에서 다양한 노인 일자리 사업과 여가문화 프로그램을 실시하며 노년세대들의 새로운 인생설계를 돕고 있다. 사진은 서울종로노인종합복지관이 운영하고 있는 플러스 카페에서 근무하는 실버 바리스타들. 불교신문 자료사진

 

‘백세인생’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다. 8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건강을 자랑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5년 발표한 우리나라 기대 수명에 따르면 남자는 78.5년, 여자는 85.1년이다. 2015년 통계청이 발표한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662만4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3.1%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 든 2000년 7.2%에 비해 증가한 수치로, 오는 2020년이면 우리나라 고령인구 비율이 15.7%로 예상돼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인 이른바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노년층의 기대 수명이 점차 늘어나면서 노인들의 소득 불안정, 노인자살, 고독사 등의 노인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준비 없는 상황에서 맞이하는 백세인생은 결코 긍정적인 일만은 아니다. 이러한 노년세대들을 위해 주요 불교계 복지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들의 제2의 인생설계를 돕고 있다. 다양한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을 통해 복지관 자체에서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풍요로운 노년을 위해 여가문화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실버 바리스타 교육은 불교계 복지관에서 노인세대들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우리사회 커피소비가 늘어나면서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는 노인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경비나 청소 등 노인들의 일자리가 일반적으로 단순 노무형에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불교계 복지관들은 바리스타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고 있다. 교육과정을 이수한 이들은 실습을 거쳐 카페 취업에 성공하고 있다. 복지관에서 직접 카페를 운영하면 고용창출의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서울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은 종로구청과 연계해 플러스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 광진노인종합복지관은 사회적 기업인 ‘사랑의 와플하우스’를 운영하며 노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복지관 1호점과 이동형 차량으로 아차산 입구에 2호점을 운영중이다. 성남 황송노인종합복지관도 실버 북카페 삼가연정(三嘉連亭)을 운영하며 일하는 노년세대들을 지원하고 있다.

노인들의 취업 훈련과 일자리 지원 역시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지난 2004년 센터 부설 서울시어르신 취업훈련센터를 개소해 노인들의 취업훈련을 돕고 있다. 내일행복학교와 시니어직업능력학교를 통해 연간 2000여 명의 취업훈련 수료생을 배출하고 있다. 특히 미술관 및 박물관에서 일반 관람객에게 전시 안내와 간단한 전시물 및 작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는 도슨트 교육과정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취업과 여가활동이라는 두 가지 욕구를 결합한 창의적인 직종을 개발하기 위해 마련된 교육프로그램인 도슨트 과정은 교육을 이수한 노인들이 실제 박물관 취업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와 함께 적성에 맞는 취업직종을 알아보고 구체적인 취업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취업설계 아카데미 과정과 문화재해설사 과정, 소품공예 과정 등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중림종합사회복지관은 복지시설 도우미, 도서관 사서도우미, 실버엔젤 도시락 배달 사업 등을 통해, 천안 아우내은빛복지관은 스쿨존교통지원, 도서관 관리 지원, 시니어강사 파견사업 등을 통해 노인들의 사회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 지원뿐만 아니라 풍요로운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성남 한솔종합사회복지관은 교육 및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한솔청노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노래, 민요, 라인댄스 등의 과목으로 구성됐다. 또 봄과 가을 연 2회에 걸쳐 나들이도 진행하며 노인들의 건전한 자아실현과 자기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고창군노인복지관은 평생교육기관인 ‘복운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수지침 강사, 실버 기자단 등을 양성하고 있다. 이밖에도 원주 명륜종합사회복지관의 명륜행복드림학교, 대전 법동종합사회복지관의 청춘대학 등 많은 불교계 복지관에서 노인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하며 노인들의 제2의 인생설계를 돕고 있다.

광진노인종합복지관장 화평스님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하면서 고령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들이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인 일자리 지원이나 여가문화 사업을 개발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교육과 취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취업 이후에도 지속적인 사후 관리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불교신문3218호/2016년7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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